“흉기는 나무젓가락” “자작극” 음모론 확산에…'이재명 피습' 조롱도 나와

입력 2024-01-04 0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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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방문 일정 중 흉기에 피습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일 서울 용산구 노들섬 헬기장에서 서울대병원으로 이송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피습 사건 이후 진영 대립이 이어지고 있다. 유튜브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온라인 상에서 상대편에 대한 극단의 혐오와 팬덤으로 갈라진 진영 정치의 민낯이 드러나면서 정치권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3일 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씨의 딸 정유라씨는 괴한으로부터 피습된 이 대표가 헬기를 타고 병원으로 옮긴 것을 두고 “멍때리다가 모서리에 세게 찧어 피 나고 부었는데 헬기 태워주세요”라고 적었다. 일부 의료계와 극우성향 유튜버들이 제기한 ‘특혜 의혹’을 언급한 것이다. 정씨는 전날에도 이 대표가 경정맥 손상이 의심된다는 보도와 관련 “젓가락으로 찌른 거냐”고 했다. 실제 범행에 사용된 흉기는 길이 17cm, 날 길이 12.5cm의 등산용 칼로 확인됐다.

정씨가 언급한 ‘특혜 의혹’은 앞서 의료계에서 먼저 불거졌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회장을 지낸 여한솔 강원도 속초의료원 응급의학과장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구급 헬기 이용? 왜? 일반인도 이렇게 ‘서울대 가자’ 하면 119에서 헬기 태워주느냐. 수용 가능함에도 환자 사정으로 전원하는 경우 119 헬기가 이용되는 데에 아무런 문제가 없나. 일반 시민도 앞으로 이렇게 119헬기 이용할 수 있는 거냐”고 썼다. 이어 “심근경색으로 당장 시술 받지 않으면 죽을 수 있었던 환자가 119 헬기 이송 요청했더니 ‘의료진 안 타면 이송 불가하다’던 119도 뭐라고 답변을 해보시라”고 했다.

또 정씨가 언급한 ‘이 대표가 젓가락에 찔렸다’는 주장은 일부 극우성향 유튜버들이 이 대표의 피습은 자작극일 수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하면서 나온 얘기다. 다만 경찰은 흉기가 아닌 나무젓가락에 찔렸다는 주장은 명백한 오보라고 일축했다.

이에 민주당은 강력한 법적 대응을 예고하는 한편 가짜 뉴스와 2차 가해를 막기 위한 대책 기구도 만들겠다고 밝혔다. 홍익표 원내대표는 “정치적 자작극이라는 등 허위 사실이 유포되고 있다. 명백한 2차 가해”라며 “이 부분에 대해 당 차원에서 대책기구를 만들어 법적·정치적 대응하겠다”고 전했다.

박정하 국민의힘 수석대변인도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이런저런 억측이 당내에서는 없길 바라고 우리 당원들은 현재 자제하고 있다. 우리 당에서는 이런저런 억측과 음모에 대해 전혀 의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 방문 도중 목 부위를 흉기로 습격당한 이 대표는 서울대병원 중환자실에서 일반 병실로 옮겨 회복 치료를 받고 있다. 민주당 영입인재이자 흉부외과 전문의 출신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 부회장은 3일 서울대병원에서 이 대표 상태에 대한 브리핑을 통해 “회복하고 있으나 절대적 안정이 필요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편 부산지검 특별수사팀은 3일 이 대표 피습 사건과 관련 법원에 피의자 김모(67)씨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부산경찰청은 이날 오후 7시 35분 부산지검에 살인미수 혐의로 김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검찰은 3시간 30분여 만인 오후 11시 8분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은 4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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