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천억원대 순유출 2007년 11월 이후 처음...투신권 매도세 지속
사모펀드에서 4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환매가 이뤄졌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사모펀드의 시장규모는 아직 크지 않지만,스마트머니의 이동 가능성에 힘이 실리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사모펀드에서 3985억원의 대량 환매가 나왔다. 이튿날인 29일에도 일부 사모펀드에서 1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3000억원대의 순유출이 발생한 것은 지난 2007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업계에 따르면 환매의 주체는 사모펀드였고, 지난달 28일에는 한국투신운용에서 해지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어 29일에는 삼성투신운용에서 환매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대량 환매는 사모펀드에 국한된 것으로 공모펀드에서는 오히려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에 대량 환매를 속단하기는 이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다만, 사모형의 성격상 펀드 환매시 대규모의 자금이 유출될 수 있기 때문에 시장 충격의 소지는 적지 않다는 설명이다.
현재 사모 주식형펀드의 설정액은 7조5090억원 수준으로 공모 주식형펀드펀드 설정액인 75조8153억원 대비 그 규모는 10분의 1수준에 그친다.
김순영 대신증권 선임연구원은 "과거 사모펀드는 시장 하락시에는 신규로 펀드를 설정하고 상승시에는 환매하는 양상을 보였기 때문에 이번 펀드 해지는 기관 등의 일부 스마트머니(smart money)의 이동 가능성을 높이는 징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추세적으로 코스피지수 1500선까지는 스마트머니의 이동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투신권의 매도세는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주식형(액티브)펀드의 주식편입비율은 약 95.5%로 연중 최고치인 97.1%에서 약 1.6% 낮아진 상태다. 유동성 자금 비중 역시 증가했다고는 하지만 4.4% 정도 수준으로 집계됐다.
김 연구원은 "1000억원대 환매 자금이 나왔던 2008년 10월말 유동성 평균 비중은 9% 수준"이라며 "따라서 매수 여력 자체가 약 7000억원 수준 밖에 되지 않고 펀드의 수급 자체가 개선되지 않는데다 지난주 3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해지됐기 때문에 유동성 자금 확보 차원에서 매도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