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리오, 변제 계획 발표에도 반응 엇갈려…회생 결정 이후 구체화 전망

입력 2023-12-29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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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오 변제 계획…계약서 작성ㆍ코인 변제ㆍ채권단 대표 협의 골자
반응 엇갈려…일각에선 구체성 부족 비판, 분할 변제에 대한 우려도
델리오, “성공적으로 변제를 마칠 것, 전화위복 계기로 삼는다”
사업 정상화 미지수…내년 이용자 보호법, VASP 연장 큰 산 넘어야

▲델리오 관련 이미지. (출처=델리오 홈페이지)

델리오가 지난주 예고했던 채권 변제 계획을 공개했다. 델리오 측은 회생 사건 진행으로 인해 변제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는 점을 강조하면서도, 변제계약서 작성 등을 통해 변제를 완수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내용에 구체성이 없다는 비판이 나온다. 결국 회생 재판의 결과가 나와야 보다 사태 해결 가능성이 보다 구체화될 전망이다.

28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델리오는 전날인 27일 오후 공식 카페에 채권 변제 계획을 공지했다. 이번 공지에는 채권 지급 수단, 채권자 등록의 향후 절차, 채권단을 통한 대표 협상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우선 델리오 측은 공지에서 “현재 회생 심사가 진행 중이므로 본 변제 계획안은 공개 가능한 최소한을 담고 있다”면서 “회생이 개시된다면 본 변제 계획은 폐기 될 것이며, 회생이 기각된다면 보다 상세한 계획 및 후속 조치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최대한의 원금 변제를 약속하며 지급 수단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델리오 측은 “지급 수단은 법정화폐 또는 가상자산이 될 것”이라고 말해 가상자산 변제 가능성을 열어둔 상황이다. 실제로 대다수 채권자는 가상자산을 통한 변제를 원하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출금 중단 사태가 발생한 6월 중순 3300만 원대에서 현재 5600만 원대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또한 이달 중순 진행한 채권자 등록이 향후 △채권자, 채권액 및 변제 조건 확정 △채권자와 회사 간 변제계약서 작성 △계약에 따른 채권 변제 순서로 진행될 것이라고 안내했다. 회생이 기각될 경우, 빠르게 1차 변제를 시작해 분할 갚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채권단을 통한 대표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내용도 공개했다. 이번 변제 계획 역시 20일 채권단 미팅에서 이미 여러 내용이 협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델리오는 채권단과의 대표 협의 진행 이유를 “모든 고객과 1:1로 협의하는 것은 효율적이지 못하기 때문에, 모든 채권자들이 소속되어 있는 채권단과 대표 협의를 통해 시간을 절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델리오 측은 공지 말미에 “현 상황을 잘 극복해 성공적으로 변제를 마칠 것”이라면서 “이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더 신뢰할 수 있는 가상자산 전문 기업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변제 계획에 대한 채권자들의 반응은 엇갈리는 상황이다. 델리오가 채권 변제를 약속했고 회생 개시 여부가 결정되고 나면 상황이 진전될 것이라는 반응을 보이는 이용자들도 있지만, 일각에선 여전히 구체성이 떨어지는 계획이라는 비판도 나오기 때문이다.

한 이용자는 델리오 공식 텔레그램 방에 “채권자가 바라는 변제 계획은 ‘현재 보유 자산이 얼마고, 얼마나 회수할 수 있으며, 이에 따라 어떻게 변제할 것’ 같은 것”이라면서 “최대한 노력하겠다는 말이 듣고 싶은 게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델리오가 변제에 대한 의지가 없거나, 능력이 없다고 밖에 생각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이용자는 분할 변제를 통해 법원에 변제 의지가 있는 것처럼 보이려는 것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델리오 측은 이투데이에 “그래서 채권자들과 변제계약서를 작성하자라는 것”이라며 “말로만 하겠다가 아닌 구체적인 변제 조건과 내용을 넣은 계약서를 작성해서 이를 공증을 받으면 법적 효력도 생기고 공정성, 객관성도 생길 것이기 때문에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다만, 여전히 델리오 측이 회생 재판 진행으로 인해 구체적 자금 상황이나 손실액 등 규모를 밝히지 못하고 있고 주체적으로 변제 계획을 실행할 수도 없다고 밝힌 만큼 회생 재판부의 결정이 나온 뒤에야 사태 해결의 실마리가 보다 구체화할 전망이다. 회생 재판은 현재 안진회계법인을 통한 개시 전 조사를 진행 중으로, 조사는 내년 1월 4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델리오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겠다고 했지만, 당장 국내에서 가상자산 운용예치업을 지속하거나 가상자산사업자(VASP) 신고를 연장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최근 금융위가 입법 예고한 가상자산 이용자보호법 시행령에 따르면 제3자에 고객 자산을 위탁하는 가상자산 운용예치업은 사실상 국내 사업이 불가능해졌다. 또한 국회에서 가상자산사업자 신고·변경 신고 시 ‘가상자산 관련 법령을 위반하거나 위반할 우려가 상당한 자’라는 불수리 요건을 추가하는 특금법 개정안이 22일 발의된 만큼, 대규모 출금 중지 사태를 일으킨 델리오가 내년 말 예정된 VASP 연장 신고 문턱을 넘을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이에 대해 델리오 측은 사업 운영이나 VASP 연장 등 내년 맞닥뜨릴 현안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산업 육성을 위한 규제 정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델리오 관계자는 “금감원에서도 얼마 전 이용자 보호법에 대한 업계 의견을 들은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당국의 우려는 이해하지만, 가상자산이 새로운 산업 분야고 시행착오는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산업 발전에 저해되지 않는 선의 규제가 있길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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