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 싶다' 아동학대로 고소당하는 교사들…"'교권침해 보험'까지 들어"

입력 2023-12-24 0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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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교사들의 고통은 언제쯤 끝날 수 있을까.

23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2023 위기의 교실 - 금쪽이와 납쪽이 그리고 쌤’라는 주제로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교권침해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지난 7월,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어 놓는 사건이 발생했다. 부임 2년 차 스물넷의 선생님이 교실에서 스스로 생을 마감한 것이다. 일명 ‘사이초등학교 사건’이 알려지면서 전국의 30만 교사들이 거리로 나서며 고통을 호소했다.

그로부터 2개월 뒤인 9월,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도 20년 경력의 교사가 극단적 선택으로 사망했다. 이들 모두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렸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특히 대전의 교사는 아동학대로 신고를 당하기도 했다.

이러한 일들은 비단 사망한 두 교사만의 일들이 아니었다. 교사들은 대부분 학부모의 악성 민원에 시달리거나 혹은 아동학대로 신고당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학부모의 민원을 모아놓는 ‘민원스쿨’의 대표 유각년담임은 “정말 심하게 교육활동이 불가한 아이들을 ‘납쪽이’라고 부른다. 이런 학생들은 학부모 협조도 잘 안된다”라며 “마음먹고 ‘국민신문고’에 계속 민원를 제기한다. 대부분 ‘교사가 마스카라를 했다’, ‘뾰족한 옷을 입어서 애가 다칠 뻔했다’ 이런 내용이다. 그럼 해당 선생님이 이 말도 안 되는 거에 대해 답변을 해야 하는 거다”라고 말했다.

서울교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인 장대진 교사는 “그런 악성 민원 하시는 분이 그렇게 많지 않다. 일부 학부모다. 하지만 그 한 명이 있으면 일 년이 정말 힘들다. 지속적으로 하신다”라고 설명했다.

교사들은 악성 민원 중 가장 고통스러운 것이 바로 학부모에게 아동학대로 신고당하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아동학대로 신고당했다는 이하나(가명) 교사는 “평범한 하루였다. 갑자기 전화가 와서 ‘아이가 선생님이 제 목을 졸랐다고 한다’라고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학부모는 연락이 닿지 않았고 이 교사를 아동학대 가해자로 신고했다.

이 교사는 “그때까지만 해도 당당했다. 수사받고 결과로 극복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겪어 보니까 말처럼 쉽지가 않았다”라며 “이렇게 어렵다는 걸 알았다면 그렇게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지 못했을 거다. 교실로 돌아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러지 못했다”라고 눈물을 보였다.

이후 이 교사는 담임에서 배제됐다. 수사를 통해 결백을 증명할 수 있을 줄 알았지만 몇 달이 지난 11월 중순에야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검찰의 판단도 남았다.

이 교사는 “신속하지 않았다. 긴 기다림이 고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보냈던 기간은 고립감이 심했다”라고 당시 심경을 털어놨다.

윤간우 직업환경의학과 전문의는 서이초 사건이 발생한 후 교사 6000명을 상대로 마음 건강 조사를 진행했다. 결과에 따르면 초등학교, 유치원 교사가 상담이 가장 많았고, 담임일수록 높았다. 특히 가해자들의 언어폭력이 가장 심했는데, 이는 학부모가 3분의 2를 차지했다.

신체적 폭력 피해는 중고등학교 교사가 가장 높았고 가해자는 학생이었다. 우울증은 남성교사보다 여성 교사가 높고 중등 교사보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교사가 상대적으로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장대진 교사는 “(국민)신문고, 민원, 아동학대 신고, 이런 무기가 많다. 내 민원을 받아주지 않으면 신고할 거라는 도구로 사용한다”라고 말했다.

박상수 변호사 “제가 선생님께 자문을 드릴 때, 어떤 일로 아동학대로 고소당할 수 있다. 학기 끝날 때 되면 롤링 페이퍼를 하셔서 손편지로 ‘선생님 고맙습니다’, 받아 놓으셔라. 고소당했을 때 그걸 낼 수가 있으니까”라고 설명했다.

교사 출신 전수민 변호사는 “보디캠이라는 걸 하시는 분도 있다. 언제 누가 나를 신고했을 때 증거로 삼기 위해서다. 그만큼 심각하게 느낀다”라고 전했다.

유각년 담임은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동학대로)신고당했다. 요즘 어떤 보험이 나오냐 하면, 교사가 고사를 당했을 때 변호사 선임하는 비용을 지원해주는 보험이 나온다. 나도 했고 저희 학년 모두가 했다”라고 씁쓸한 현실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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