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유품 든 백팩 분실 호소…계양역 노인 사연, 해피엔딩

입력 2023-12-22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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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X(엑스) 캡처)
▲(연합뉴스)

2년 전 세상을 떠난 아내의 유품이 들어있는 가방을 분실했다며 지하철 역사에 쪽지를 붙였던 70대 노인이 가방을 되찾았다.

21일 다수의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 등에 따르면 전날 한 네티즌은 ‘어제 인천 계양역 갔다가 눈물 찔끔함’이라는 내용의 글과 함께 A4 용지를 찍은 사진을 올렸다.

종이에는 연락처와 함께 “12월 8일 계양역 도로 옆에 노트북이 든 백팩을 그냥 두고 승용차로 귀가해 가방을 분실했다. 사람 한 명 살린다는 마음으로 돌려주시면 분명 후사하겠다”라는 글이 담겼다.

또 글쓴이는 “백팩 속 내용물 중 USB 여러 개에는 먼저 세상을 떠난 집사람 관련 내용과 집사람이 사용한 전화기 등 이 사람이 생활에 필요한 내용이 들어 있다”라며 “제발 살려 달라”고 간절히 호소했다.

이 글을 붙인 고모 씨(76)는 8일 출장을 갔다가 김포 집으로 귀가하기 위해 계양역에서 아들 차를 탔고, 길가에 잠시 놓아둔 가방을 깜빡해 분실했다고 생각해 계양역 일대에 해당 글을 프린트해 붙였다.

고 씨와 49년을 함께 지낸 그의 아내는 유방암에 걸려 투병 생활을 하다 2021년 10월에 지인 모임에서 갑자기 쓰러진 후 73세의 나이로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고 씨는 분실 13일째인 이날 공항철도 검암역 유실물 센터에서 결국 가방을 되찾았다.

고 씨는 연합뉴스에 “경찰관이 CCTV를 확인해 제가 계양역 역사 내에서 가방을 메고 있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려줬다”며 “전동차 안에 두고 내렸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유실물 센터에 연락했더니 다행히 가방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저에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소중한 아내의 유품을 되찾게 돼서 정말 다행”이라며 “관심을 가지고 도움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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