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획 수립·집행 감시 역할 도맡아
은행규제도 당국과 대화로 풀어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이 취임 후 첫 과제였던 ‘은행권 상생금융 시즌2’를 21일 성공적으로 발표했다. 조 회장이 맡고 있는 은행연합회장은 은행권을 대변하는 금융권 최대 유관단체장으로, 금융당국과의 직접적인 소통이 필요한 자리다. 취임 초기부터 당장 은행권의 상생금융이라는 과제를 맡아 막중한 임무가 부여됐다.
금융당국은 간접적인 압박을 통해 은행권에 상생금융을 강요했고, 조 회장은 은행 간 첨예한 이견을 중재하면서 상생금융안을 마련해냈다. 지난달 말부터 한 달도 채 안 돼 이뤄낸 성과로 빠르게 안착했다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간접적인 압박을 통해 은행권에 상생금융을 강요했고, 조 회장은 이견을 중재하면서 은행권의 뜻을 모아 상생금융안을 마련해냈다. 지난달 말부터 한 달도 채 안 돼 이뤄낸 성과다.
사실 그동안 은행연합회 주도로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마련 태스크포스(TF)’가 운영됐지만, 지원금 분담 기준을 둘러싸고 은행들의 이견차가 커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듯했다. 실제 분담 기준에 따라 결론이 나지 않자 결국 은행연합회가 나서서 최종 분담 기준을 당기순이익으로 결정했다. 이태훈 은행연합회 전무이사는 “올해 당기순이익을 분담 기준으로 삼은 이유는 올해 이자분에 대해서 환급해주는 부분이 상당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기준을 잡았다”며 “여러 가지 분담 기준을 놓고 논의를 했지만 건전성과 관련해 가장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게 당기순이익이었다”고 설명했다.
결국, 연합회의 중재로 최종안이 결정됐고, 금융당국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은행회관에서 열린 ‘은행권 민생금융 지원방안 간담회’에서 “은행권의 자율 협의에 의한 지원방안 마련이다 보니 은행마다 경영여건이 상이해 은행별 분담기준이나 지원방식 등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은행권이 중지를 모을 수 있었다는 것은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조 회장은 “이번에 모인 지원액은 소상공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직접 지원비용으로 활용될 예정”이라며 “이런 방식으로 진행된 은행권 상생금융활동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방안은 개별은행이 자행 고객을 대상으로 자행의 예산으로 집행하는 자율적인 방안인 만큼 고객별 세부적인 지원금액이나 지원 대상 포함 여부 등은 은행별 건전성이나 부담 여력 등을 감안해 차이가 있을 수 있다”며 “은행은 우리 사회의 어려운 계층을 위해 의지가 되는 버팀목이자 재기를 위한 디딤돌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상생금융 시즌2’의 방안이 발표됐지만, 조 회장의 역할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앞으로 이번 지원책에 대한 계획이 잘 수립되고 내년도에 잘 집행되도록 감시하는 역할까지 도맡아야 한다. 은행연합회는 향후 분기별로 이번 민생금융 지원방안에 따른 은행별 집행실적을 취합·점검해 발표, 이번 방안이 신속하고 실효성 있게 추진되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첫 과제를 성공적으로 마친 조 행장의 행보는 이제 시작이다. 당장 은행권의 이미지 쇄신을 이끌어야 한다. 이번 상생금융 시즌2를 계기로 조 회장이 은행권에 대해 신뢰받고 상생할 수 있는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기대를 모은다.
금융당국과의 대화를 통해 은행권에 대한 규제 완화 숙제도 풀어가야 한다. 갈수록 경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상황에서 은행권은 비은행 사업 확대를 위한 포트폴리오 강화를 애쓰고 있지만, 각종 규제 장벽에 부딪혀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