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 유사제품 판매금지 법률조항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는 헌법재판소 판결이 나왔다.
전원재판부는 31일 유사석유제품 세녹스 제조ㆍ판매사 대표 성모씨가 옛 석유사업법 26조 등에 대해 제기한 헌법소원 사건에서 6대 3으로 합헌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 법은 석유제품에 다른 석유제품 또는 석유화학제품을 혼합하거나 석유화학제품끼리 섞어 제조한 것(유사석유제품)을 판매ㆍ저장ㆍ운송해서는 안 되며 이를 어기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재판부는 "석유화학제품은 통상 화학공정을 거쳐 석유에서 추출되는 제품이나 석유에 일정한 화학반응을 가해 만든 제품으로 `유사석유제품'이 정품이 아닌 가짜 석유제품이라는 것을 충분히 알 수 있다"며 "법이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또 "입법 경위나 취지, 과거 20년 동안 자동차 연료 가운데 가짜 휘발유의 의미로 해석ㆍ적용해온 점 등을 고려할 때 가짜 석유 제품을 단속하기 위한 조항이라는 것도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덧붙였다.
김종대ㆍ목영준 재판관은 반대 의견을 내 처벌의 대상이 되는 유사석유제품의 구체적 내용이나 범위에 대해서는 대통령령으로 위임하고 있어 헌법상 포괄위임입법금지의 원칙을 어긴 것이라고 밝혔다.
조대현 재판관은 본 법이 석유제품이나 석유화학제품을 혼합해 새로운 연료를 생산하는 행위를 일반적ㆍ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으로 헌법상 직업의 자유를 침해한다고 의견을 냈다.
성씨는 2002년 6월에서 2003년 5월까지 유사석유제품 세녹스를 전국 주유소와 대리점에 공급한 혐의로 기소, 대법원에서 유죄가 확정돼 헌법소원을 낸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