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자산 10조 원이 넘거나 외국인 지분율이 30%가 넘는 코스피 상장사는 공시 정보를 영문으로도 제공한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AI 번역기 등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번역지원 서비스를 확대·개선하며 의무화 관련 안내와 교육도 지속해나가겠다고 했다.
금융위원회와 한국거래소는 올해 1월 발표된 ‘외국인 투자자의 자본시장 접근성 제고 방안’에 포함된 영문공시 단계적 확대 방안에 따라 2024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17일 밝혔다.
이 방안에 따르면 1단계(2024~2025년)와 2단계(2026년~)에 걸쳐 대규모 상장사부터 시장에서 필요한 중요 정보를 중심으로 영문공시가 단계적으로 의무화된다. 또 영문공시 확산을 위한 지원방안도 함께 추진된다.
이번에 영문공시를 의무적으로 제출하는 대상은 자산 10조 원 이상 코스피 상장사로 △결산 관련 사항 △주요 의사결정 사항 △매매거래정지 수반 사항 발생 시 거래소에 국문 공시를 제출한 후 3일 이내에 영문공시도 제출해야 한다.
금융당국은 앞서 지난 3월 영문공시 의무화 도입을 위한 관련 규정 개정을 완료했으며 이후 유관기관은 영문공시 플랫폼 개선 작업을 진행함과 동시에 교육과 안내를 병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한국거래소는 상장법인의 원활한 적응을 위해 번역 지원서비스를 확대 실시하고, 내년 1월 1일부터 기업이 국문공시를 제출할 때 영문공시 의무화 대상에 해당하는 경우 이를 안내하는 기능도 신설했다.
특히 거래소는 네이버클라우드와 공동개발한 ‘한국거래소-Papago 공시전용 AI번역기’를 거래소 시스템을 통해 18일부터 제공한다고 밝혔다. 제공되는 ‘공시전용 AI번역기’는 상장법인 공시담당자가 영문공시를 위한 초벌 번역 등에 사용할 수 있고, 외국인 투자자가 국문공시 내용을 확인하는데도 활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금융감독원은 DART 편집기 등을 통해 법정공시(주요사항보고서 공통사항)을 제출하는 경우 영문공시 제출의무를 안내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또 향후 주요 공시정보를 분석·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를 제공하는 전용 서비스인 ‘Open DART’의 영문 서비스 구축도 적극 추진한다.
이밖에도 금융위와 금감원, 거래소는 영문공시 1단계 의무화가 원활히 시행될 수 있도록 다각도에서 지원방안을 병행한다. AI번역기 등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하고, 전문번역업체 번역지원 서비스를 확대·개선하며 의무화 관련 안내와 교육도 지속해나갈 예정이다.
금융위는 “이번 영문공시 1단계 시행을 통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정보 접근 환경을 개선하고, 우리 자본시장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