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데믹·전쟁 등으로 비용압력 누증…공급충격 겹쳐 디스인플레이션 더딜수도”

입력 2023-12-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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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1일 ‘주요국 물가 상황 비교’ 보고서 발간
“우리나라 소비자물가 상승률, 주요국 대비 농산물가격 영향 커”
“주요국 근원물가 상승률 차이 배경 다 달라…美, 예상 밖 성장세”
“국내, 팬데믹 후 정부 지원책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더딘 요인”

(한국은행)
국내 경제의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이 1일 발간한 ‘주요국 물가 상황 비교’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경우 팬데믹ㆍ전쟁 등으로 비용압력이 누증되었던 데다 올해 중반 이후 추가적인 공급충격이 크게 나타나면서 당초 예상보다 파급영향이 오래 지속될 수 있어 향후 디스인플레이션이 더디게 진행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주요국의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상승률 둔화가 더딘 배경은 국가별로 다르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은 공급충격에 따른 영향이 상당폭 해소되면서 상품가격의 오름세가 크게 약화됐나 예상보다 강한 성장세와 타이트한 노동시장 등으로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더디게 둔화하고 있다”며 “유로지역은 미약한 성장세에도 공급충격의 이차효과 지속, 높은 임금상승률 등에 따른 서비스물가의 높은 오름세가 근원인플레이션의 둔화 흐름을 제약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주요국과 달리 국내 수요압력 약화 등으로 서비스물가 상승률은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나 누적된 비용압력의 영향으로 상품가격 상승률의 둔화 흐름은 아직 뚜렷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국내 물가 상승률은 미국과 비교했을 때 한 달이란 시차를 두고 정점을 찍었다.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7월부터 3개월간 0.7%포인트 반등하며 9월에 3.7%를 기록했다. 이후 10월에는 3.2%로 다시 낮아졌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정점은 10월 3.8%다. 한은 연구팀은 11월 수치는 다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팀은 “근원물가 상승률의 경우 주요 선진국에서 완만한 둔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며 “우리나라(3%대 초반)도 최근 다소 더딘 둔화 흐름을 나타내고 있지만 10월 현재 4%대인 주요 선진국에 비해 크게 낮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디스인플레이션이 더디게 진행될 수 있는 배경으로 하반기에 유가·환율·농산물가격 상승, 공공요금 인상 등을 계기로 최근 주류, 여행·숙박 등 일부 품목에서 가격 상승 움직임이 나타난 점을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물건의 양이나 품질을 낮춰 실질적으로 가격을 인상하는 슈링크플레이션, 스킴플레이션도 발생했다.

연구팀은 “팬데믹 이후 비용상승 충격을 완충했던 전기·가스요금 인상폭 제한, 유류세 인하 등과 같은 정부의 정책지원도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을 더디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측면이 있다”며 “현행 유류세 인하폭(휘발유 25%, 경유 37%)이 축소될 경우에도 물가 상승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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