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국가 R&D 시스템 개선에…'사고방식 전환' 주문

입력 2023-11-27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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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민간위원 오찬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가 기존 이익집단 반대로 현행 국가 연구·개발(R&D) 시스템 개선을 못 한 데 대해 언급하며 '사고 방식 전환'을 주문했다. 사고 방식이 달라져야 회계연도 문제, 부처 칸막이, 과학기술 출연 연구기권의 기타 공공기관 지정 등 여러 가지 제도적인 문제점들이 풀릴 것이라는 메시지다.

윤 대통령은 2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자유홀에서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민간위원들과 오찬 간담회를 하고 "대한민국이 새롭게 도약하기 위해서는 추격자가 아닌 퍼스트 무버(First Mover)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메시지와 함께 "국가 R&D 체계도 이런 방향에 맞춰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도운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의 오찬 간담회 주요 발언을 소개했다. 브리핑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 "국정에는 외교·안보도 있고 경제·사회·교육 정책도 있지만, 우리 정부에 제일 중요한 것은 과학"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과학이 발달하지 않은 나라가 선진국인 사례가 없다"며 "가정에서 부모가 열심히 벌어 애들 키우고 가르치는 데 쓰는데, 국가도 마찬가지로 미래를 위해서 과학에 투자하는 것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제가 아주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점을 알아주시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과학계가 R&D 관련 정부 예산 삭감 방침에 반발하자 윤 대통령이 수습하는 모습이다. 다만 대통령실 설명에 따르면 이날 오찬 간담회에서는 R&D 예산 삭감 관련 언급은 없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미국 케네디 대통령의 여러 업적이 있지만, 문(Moon, 달) 프로젝트를 만든 것이 '영원히 기억될 수 있는 최대의 업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건 시간이 지나면 없어지지만, 어떤 정부가 들어섰을 때 국가의 과학적 진보를 위한 제도와 정책을 마련했느냐가 가장 중요하다. 과학 입국을 위해 다 함께 노력해 달라"는 당부도 전했다.

이와 관련 이우일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부의장은 간담회에서 "대통령께서 R&D 혁신을 위해 쉬운 길을 버리고, 어려운 정책 결정을 결심했다. 그동안 한 번도 돌아보지 못했던 R&D 시스템을 돌아보고 선진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범 울산대학교 화학공학부 교수도 국가 R&D 재정지원 방향에 대해 "매년 부처에 할당되는 예산 일정 부분은 부처 간 칸막이 없이 국가의 과학기술 전략에 따라 배분·조정해 예산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현택환 기초과학연구원 나노입자연구단장은 현행 R&D 시스템 문제를 지적한 뒤 "결국 중요한 과제는 미국, 유럽과의 시간 싸움이므로 과학기술 분야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을 대폭 제외하고, 절차도 간소화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과 함께 "글로벌 공동연구와 기초 연구는 회계연도 일치 규정을 없애고 연중 상시 시작할 수 있는 체제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이 해외 순방 일정에서 글로벌 선진 연구 현장을 방문, 석학과 대화한 점에 대해 언급한 이 부의장은 "그동안 외교와 경제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냈는데 이제 경제·외교 대통령보다 '과학 대통령'으로 자리매김해 주길 바란다"고 말하기도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국회 심사 과정에서 야당 주도로 원전 관련 예산이 전액 삭감된 데 대해 "삭감으로 인해 피해 보는 기업이 대부분 중소기업들"이라며 "경제도 어려운 상황에서 중소기업들이 더 피해를 보지 않도록, 또 국가 전략산업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야당이 협조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는 메시지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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