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거래긴 한데”…리모델링 대어 남산타운, 최고가 대비 8억 '뚝'

입력 2023-11-27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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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아파트 전경. (사진=한진리 기자(truth@))

강북권 최대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서울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 아파트'에서 최고가 대비 반값이 하락한 매매 거래가 나왔다. 현장 관계자들은 특수관계인(가족 및 친지) 간 직거래로 보고, 시세 하락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매수·매도자 간 힘겨루기가 이어지는 장에선 하한가 자체를 끌어내려 시장 심리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남산타운 전용면적 84.88㎡(32평)은 이달 5일 7억8000만 원에 직거래가 체결됐다. 이는 직전 최고가인 15억9000만 원 대비 50%(8억1000만 원) 하락한 가격이다. 최근 시세와 비교해도 5억 원 가량 낮다. 동일 평형의 지난달 거래가는 11억9500만~13억6000만 원으로, 평균 12억8000만 원에 손바뀜 됐다. 현재 호가는 12억~13억 선을 유지하고 있다.

남산타운 아파트는 올해 준공 21년차로 총 42개 동, 5150가구 규모의 대단지다. 지하철 6호선 버티고개역, 6·3호선 약수역이 도보권에 위치한 더블 역세권 입지다. 이 단지는 지난 2018년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단지'로 선정된 이후, 1조 원을 웃도는 사업 규모로 리모델링 최대어로 떠올랐다. 올 초 통합추진위원회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지난달엔 조합장을 선출하며 사업 속도를 내고 있다.

중개 현장에선 이번 거래가 시세 대비 과도하게 낮은 값에 체결된 하락 거래라고 판단했다. 남산타운 A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7억8000만 원은 시세와 전혀 맞지 않는 금액이고, 직거래라고 해도 지나치게 낮은 가격"이라며 "현재 전용 84㎡ 시세는 12억~13억 원, 저층은 11억 원 중반대다. 더 작은 면적인 전용 59㎡도 9~10억 원대를 유지 중"이라고 설명했다.

직거래는 중개사를 통해 매매 거래를 체결하지 않고, 매수자와 매도자가 직접 계약을 맺는 거래 형태다. 중개 수수료나 증여시 발생하는 세금을 아낄 수 있어 가족, 친척 간 거래 시 발생하는 증여세 등을 아끼기 위한 절세 목적으로 활용된다. 국토부는 직거래를 불법, 편법증여의 주요 수단으로 보고, 올 2월 이후 거래된 아파트 직거래를 대상으로 3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매수·매도자 간 힘겨루기가 강한 장에선 시세 보다 낮은 가격에 체결된 직거래로, 하한가 자체가 낮아져 시장 심리에 일정 부분 영향을 줄 수 있단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직거래는 통상 전체 거래에서 중개 거래보다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에 대중적인 거래로 해석되진 않는다"며 "다만 해당 유닛에 거래가가 낮게 형성돼 하한가 자체가 낮아지고, 시장 추세를 보는 수요자들이 대기 심리를 품게 하는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남산타운의 경우 시세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란 예상이다. 리모델링 조합 총회를 앞두고 거래량이 크게 늘었고, 호가를 유지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일대 B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가족 또는 지인 간 직거래로 보여서 시세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이라며 "리모델링 총회를 앞두고 9월까지 거래가 활발했고, 투자 목적의 문의도 계속 오고 있어 연내 값이 떨어지진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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