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 가면 한파 온다?…날씨와 미세먼지의 상관관계 [이슈크래커]

입력 2023-11-24 16:52수정 2023-11-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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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잠잠했던 불청객들이 찾아왔습니다. 미세먼지와 한파인데요. 전날(23일) 중국발 미세먼지가 서해를 지나 한반도에 유입됐는데요. 올가을 처음으로 초미세먼지(PM 2.5) 주의보가 발령됐다 해제됐습니다.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를 걷어냈더니 이번엔 기습 한파가 찾아왔습니다. 오늘 출근길 유독 추웠는데요. 하루 사이에만 기온이 10도 이상 하강했고 서울 등 중부 곳곳에는 한파특보까지 내려졌습니다.

가을인가 겨울인가 헷갈릴 정도로 날씨가 포근하다 불쑥 찾아온 ‘불청객’ 뒤 기습 한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미세먼지보다 추위가 낫다는 글도 보이는데요. 사실 미세먼지도 한파도 반갑지는 않습니다.

▲서울 아침 최저기온 영하 4도를 기록하는 등 수도권에 한파주의보가 내려진 24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역 일대에서 두꺼운 외투를 입은 시민들이 횡단보도 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조현호 기자 hyunho@
온화한 겨울 날씨 속 불쑥 찾아온 ‘기습 한파’

24일 찬 바람이 불면서 미세먼지는 해소됐지만 전날 내려진 초미세먼지와 미세먼지 특보 발령은 5월 23일 이후 여섯 달 만에 처음입니다.

한국환경공단이 운영하는 대기질 정보사이트 에어코리아에 따르면 23일 오후 4시를 기준으로 서울의 일평균 초미세먼지 농도는 ㎥당 61㎍(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으로 ‘나쁨(36~75㎍/㎥)’ 수준까지 올랐습니다. 서울 외에도 인천과 경기, 충청, 전라 등 서쪽 지역을 중심으로 고농도의 미세먼지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놀랍게도 기승을 부리던 미세먼지, 하루만에 ‘좋음’으로 바뀌었습니다. 북서쪽의 차가운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면서 찬 공기의 전면에 국외 오염물질이 띠 형태로 우리나라를 쓸고 지나갔는데요.

이번 기습 한파 오래가지는 않을 전망입니다. 주말인 25일 서울의 체감온도가 -9도로 떨어지는 등 한파가 절정에 달하는데요. 이후 다음주 월요일 추위가 반짝 풀리겠지만 화요일부터는 다시 찬 바람이 불면서 예년보다 추운 날씨가 이어진다고 합니다. 포근하다 갑자기 추워지는 변덕 심한 날씨는 올겨울에도 이어질 전망입니다.

▲(연합뉴스)
강한 찬 바람에 미세먼지 물러갔지만…올겨울 다시 마쓰크 써야 하나

통상적으로 한파가 오면 미세먼지가 사라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올 겨울에도 미세먼지와 기습 한파의 공격이 번갈아 나타날 것으로 보여지는데요. 기상청은 올해 겨울 온난화와 엘니뇨 등의 영향으로 대체로 온화할 것으로 예상하지만 북극 한기가 주기적으로 남하하면서 ‘기습 한파’를 몰고 올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올 겨울에는 미세먼지가 지난해 겨울보다 짙을 가능성이 커 마스크를 다시 쓰고 다녀야 할 수도 있겠는데요. 이처럼 올겨울 미세먼지가 짙을 것이라고 예상되는 이유, 동태평양 엘니뇨가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을 꼽을 수 있습니다.

올여름부터 시작된 이번 엘니뇨는 온난화·기후변화와 맞물리며 그 영향력이 배가 됐는데요. 대기 확산이 원활한 여름철과 달리 늦가을부터는 이동성 고기압의 영향으로 대기가 정체하면서 먼지가 쉽게 쌓일 수 있습니다. 난방 등으로 국내 먼지 배출이 늘어나는 시기인 데다 북서 계절풍을 타고 중국발 오염물질까지 날아오면서 고농도 현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이렇게 치솟은 미세먼지 농도는 다시 남풍이 불어오는 늦봄까지 지속되는데요.

여기에 올해는 적도 동태평양의 수온이 높아지는 엘니뇨가 고농도 미세먼지를 부추길 것으로 보입니다. 또 북대서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높아 한반도로 부는 북서풍이 약해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찬 북서풍은 한파를 부르지만 동시에 미세먼지를 쓸어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최근 국립환경과학원이 국회에 제출한 초미세먼지(PM2.5) 3개월 전망 시범 결과에 따르면 올 겨울 초미세먼지 농도가 작년보다 높을 확률은 50% 입니다. 작년과 비슷하거나 낮을 확률은 각각 30%와 20%로 분석했는데요. 고농도(50㎍/㎥ 초과) 일수 역시 비슷한 경향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기상청은 온화한 겨울 날씨 속 미세먼지와 추위가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며 이에 대한 대비를 강조한 상황입니다.

▲미세먼지에 갇힌 서울. 연합뉴스
초미세먼지 17% 감축…‘미세먼지 계절관리제’ 내달 가동

추위만큼이나 신경 쓰이는 미세먼지, 정부가 미세먼지 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다음 달부터 석탄가스 발전과 오염배출 차량 운행을 제한합니다.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3월 31일까지 5차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를 시행해 초미세먼지 배출량을 17% 감축하겠다고 밝혔는데요. 미세먼지 계절관리제는 계절적 요인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매년 12월 1일부터 이듬해 3월 31일까지 평상시보다 대기오염물질 배출을 더 줄이고 관리하는 조치를 시행하는 조치입니다.

정부는 이번 대책을 통해 초미세먼지와 그 생성물질의 감축량을 지난해보다 2.3%(약 10만8000톤) 더 줄인다는 계획입니다. 또 계절관리제 시행 기간 초미세먼지 평균농도는 ㎥당 61㎍(마이크로그램, 1㎍=100만분의 1g) 정도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는데요.

정부는 어린이집, 학교, 노인요양시설 등 민감·취약계층 이용시설은 계절관리제 시행 이전부터 실내공기질의 현장점검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또 도로, 공사장 등 주거지 인근의 미세먼지를 줄이는 조치도 집중하고 농촌 지역은 불법소각을 줄일 수 있도록 영농폐기물 공동집하장을 9300곳까지 확충할 계획입니다. 주요 미세먼지 배출원 관리를 위해 대형사업장 375곳과 자발적 협약을 체결해 계절관리제 이전 배출량 대비 45% 감축을 유도할 계획인데요. 석탄발전은 최대 15기를 가동정지하고, 최대 47기의 출력을 80%로 제한 운전하는 상한제약을 추진한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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