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게 더 싸게”…고물가에 패션업계 '가성비' 키운다

입력 2023-11-23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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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일반 패션 매출 감소…소비 양극화 현상
'가성비' 의류 라인업 확장…"의류 지출 부담 줄인다"

▲TNGT의 남성 패딩 상품 ‘TNGT 구스 다운’ (사진제공=LF)

고물가·고금리가 지속되면서 소비 흐름도 바뀌고 있다. 명품 소비가 둔화된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패션이 대세로 떠올랐다. 패션업계도 소비 트렌드에 맞춰 상품군을 늘리는 등 가성비 패션 마케팅에 적극적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23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9월 백화점의 해외유명 브랜드(명품)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5% 줄었다. 백화점의 전체 매출 중 명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9.1%로 올해 들어 가장 적었다. 2021년(33%), 2022년(34.2%)과 대비된다.

명품뿐 아니라 일반 패션 상품 판매는 더 저조했다. 9월 백화점의 여성정장과 남성의류 매출은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5%, 11.4% 줄었다. 경기 침체기에 나타나는 소비 양극화 현상이 패션 분야에서도 두드러진 영향이다.

대신 가성비 제품이 소비자의 지갑을 열고 있다. LF에 따르면 남성복 'TNGT'의 패딩 ‘TNGT 구스 다운’의 올해 10월부터 이달 22일까지 판매량은 작년 동기 대비 80% 증가했다.

TNGT 구스 다운은 2021년 겨울 첫 선보인 상품으로 매년 트렌드를 반영한 신상 디자인으로 업그레이드 하며 누적 판매 수 5000벌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고 있다. 올들어 급격한 추위와 함께 패션 커뮤니티에서 가성비 구스 다운으로 입소문을 타면서 판매 호황을 맞았다. 현재 LF몰에선 인기 사이즈의 초도 물량이 완판 돼 예약 대기를 받을 정도다.

생활용품점 다이소도 '가성비'를 앞세워 의류 라인업을 확장하고 있다. 양말·티셔츠 등 간단한 의류만 판매하던 다이소가 겨울용 플리스와 패딩, 스포츠웨어 등으로 품목을 넓힌 건 최근 들어 가성비 의류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다. 다이소의 올 1~10월 의류 제품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70% 늘었고, 매출도 140% 급증했다.

신발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슈펜'에서 출시한 반값 가죽 부츠도 출시하자마자 초도 물량이 완판됐다. 천연 소가죽으로 만든 이 제품은 종아리를 덮는 롱부츠가 7만9900원, 발목까지 오는 앵클부츠가 5만9900원으로 가성비를 자랑한다.

▲이랜드리테일이 선보인 가성비 패션 브랜드 NC 베이직 (사진제공=이랜드리테일)

최근 이랜드리테일이 선보인 가성비 패션 브랜드 NC 베이직도 인기다. 올 9월 오픈한 NC베이직 파일럿 매장은 첫 오픈 이후 1차 발주 물량 완판을 기록했으며, 일반매장 대비 10배 이상 높은 평당 매출을 올렸다. 가을·겨울 시즌 주력 상품인 스웨터, 기모 청바지의 11월 기준 누적 판매량은 스웨터 1만5000장, 기모 청바지 1만장을 기록했다.

NC베이직 경쟁력은 경쟁사 대비 3분의 1 수준으로 낮춘 가격이다. 이를 위해 이랜드리테일은 대량 생산하는 원단 공장을 직접 발굴해 원단을 절반 이하의 가격으로 매입하는 등 원가를 절감했다.

NC베이직은 가성비 패션을 앞세워 오프라인 매장 확대에 나선다. 이달에만 뉴코아 아울렛 광명점·산본점을 시작으로 5곳을 추가 오픈했고, NC베이직의 매장 수는 총 12개가 됐다. 추후에는 아동복까지 확대해 고객의 의류 지출 부담을 지속적으로 낮춘다는 계획이다.

이랜드리테일 관계자는 "NC베이직은 9월 파일럿 매장으로 첫 오픈 이후 지금까지 고객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며 인기를 끌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적극적으로 신규 매장을 오픈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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