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자 정의선, 정주영이 강조한 도전·인본주의 이어간다

입력 2023-11-18 06:00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정의선, 정주영과 비슷한 기업가 행보로 ‘눈길’
‘과감한 도전’으로 사업 영역 지속적으로 넓혀와
작업자 친화 공장·격의 없는 소통 등 ‘사람’ 강조

▲(왼쪽 사진)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콜린 크룩스(Colin Crooks) 주한 영국 대사로부터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전달받고 있다. (오른쪽 사진) 정주영 현대차그룹 선대회장이 1977년 주한 영국 대사관에서 대영제국 지휘관 훈장을 수훈하고 있다.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할아버지인 정주영 선대회장과 비슷한 기업가 정신으로 주목받고 있다. 재계에서는 정 선대회장이 그랬듯 정 회장이 현대차그룹을 한 단계 진화시킬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시련은 있어도 실패는 없다’…과감한 도전 지속

▲2022 CES에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회장이 주먹인사를 나누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이 물려받은 첫 번째 경영 DNA는 ‘도전’이다.

정 선대회장의 경영 역사를 집약하는 한 단어는 바로 ‘도전’이다. 정 선대회장은 첫 도전으로 현대차그룹의 전신이라 부를 수 있는 자동차 정비소 ‘아도 서비스’를 설립했다. 5년 뒤 이 회사는 현대자동차공업사로 이름을 바꾸며 사명에 처음으로 ‘현대’를 사용했고 1975년에는 첫 번째 고유모델인 ‘포니’를 개발했다. 1975년 생산된 포니는 현대차의 첫 번째 독자 생산모델이자 대한민국 최초의 국산 자동차라는 타이틀을 얻었다.

정 선대회장은 자동차 제조업을 시작으로 건설, 조선 등 다양한 사업군으로 진출했다. 특히 1970년대 영국 버클레이즈 은행에서 거북선이 그려진 500원권 지폐로 차관을 성사시키고, 조선소도 없는 울산 백사장 사진만으로 선박을 수주하는 등 과감한 도전을 이어갔다.

정의선 회장 역시 선대회장 못지않은 과감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정 회장은 2020년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뒤 2021년 첫 새해 메시지에서 ‘신성장동력으로의 대전환’을 강조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완성차 사업을 넘어서는 다양한 산업으로 진출을 선언한 것이다.

실제로 정 회장 취임 이후 현대자동차는 소프트웨어중심자동차(SDV)를 통해 자동차의 개념을 바꾸고 있다. 또한 미래항공교통(AAM)·달 탐사 로봇 등 기존에 영위하지 않았던 사업을 위해 슈퍼널(미국 AAM 독립법인)을 설립하고 달 탐사 로봇 관련 인재 채용에 나서는 듯 사업 영역을 빠르게 넓혀왔다. ‘판매 규모 3위 완성차 그룹으로 올라섰다’는 성장세도 중요하지만, 그에 안주하지 않고 미래 먹거리 확보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사람이 제일…경영 철학 뒷받침하는 ‘인본주의’

▲13일 울산 EV 전용공장 기공식에서 정의선 회장이 기념 연설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현대자동차)

정의선 회장이 경영에 있어 강조하는 또 다른 가치는 ‘인본주의’다.

지난 13일 열린 울산 전기차(EV) 전용 신공장 기공식에 참석한 정 회장은 “반세기 전의 원대한 꿈이 실현될 수 있었던 것은 오랜 기간 담당 라인에서 묵묵히 힘써준 현장의 수많은 기술자 선배님들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과거 기술자 선배님들, 오늘날 임직원 여러분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말씀드린다”고 말했다. 9분 남짓한 발표 중 약 1분 동안 ‘사람’을 강조한 모습이다. 이어 정 회장은 새로 지어지는 EV 공장을 작업자 친화적 공간으로 만든다는 구상을 밝히기도 했다.

이날 현대차는 인공지능(AI)으로 복원한 정 선대회장의 인본주의 철학이 담긴 음성 메시지를 공개하기도 했다.

정 선대회장은 복원 메시지를 통해 “우리에게는 세계 제일의 무기가 있는데 그 무기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기능공들”이라며 “훌륭하고 우수한 이들의 능력과 헌신에 힘입어 머지않아 한국의 자동차, 우리의 자동차가 세계 시장을 휩쓰는 날이 온다고 나는 확신한다”고 말했다. 인본주의 정신을 보여주는 동시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 도약하려는 의지가 담긴 메시지다.

아울러 정의선 회장은 올해 초 임직원이 격의 없이 소통할 수 있도록 ‘타운홀 방식’의 신년회를 제안 및 실행했다. 신년회 이후에는 직접 사내식당을 찾아 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며 새해 포부 등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나누며 소탈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