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숟가락 삼킨’ 김길수, 계획된 탈주였나…역대 탈주범의 최후는 [이슈크래커]

입력 2023-11-06 15:24수정 2023-11-0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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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무부가 6일 김길수의 현상금을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올렸다. (출처=법무부)
‘제2의 신창원’이 탄생하는 것일까요. 특수강도 혐의로 구속된 김길수(36)가 4일 오전 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탈주했습니다. 김길수는 특수강도 혐의는 물론 성범죄 전력까지 있는 강력범죄자인데요. 국민의 불안감이 높아짐에 따라 경찰도 100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고 김길수 체포에 전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비웃듯 김길수는 안양→의정부→창동→뚝섬→고속터미널로 신출귀몰한 도주 행각을 이어가고 있는데요. 이에 시민들의 불안은 커지고 있습니다.

‘숟가락 탈주극’ 김길수, 환복하며 수사당국 눈 피하는 중

▲(연합뉴스)
김길수는 9월 11일 저렴하게 환전을 해주겠다며 30대 남성으로부터 7억 4000만 원의 돈을 빼앗아 달아났는데요. 단순히 돈을 빼앗은 것이 아니라 가지고 있던 스프레이로 피해자를 공격한 탓에 특수강도 혐의로 체포됐죠. 김길수에게는 성범죄 전력도 있습니다. 이전에 성범죄 알림e에서 김길수의 얼굴과 신상정보를 접하신 분도 계실 것 같은데요. 김길수는 2011년 4월 서울 송파구에서 20대 여성을 흉기로 위협해 30만 원을 갈취하고 두 차례에 걸쳐 강간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6년과 신상정보 공개 및 고지 명령 7년을 선고받았습니다. 당시 재판 도중 상대가 성관계를 거부해 30만 원을 돌려받은 것뿐이라며 피해자를 위증 혐의로 고소하는 적반하장의 모습을 보여 무고 혐의까지 추가되기도 했습니다.

반성도 없이 김길수는 탈주를 사전 계획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김길수의 이번 도주는 ‘숟가락’으로부터 시작됐다고 합니다. 김길수는 30일에 특수강도 혐의로 체포되자 유치장에서 숟가락을 소분해 손잡이 부분을 삼켰습니다. 그리고 구치소로 옮겨진 2일에 복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죠. 그리고 병원에 입원한 김길수는 탈출을 시도했습니다. 화장실 이용을 위해 교도관들이 보호장비를 풀어준 틈을 타 도주하는 것이었는데요. 이 과정에서 병원 직원들이 입는 남색 근무복으로 환복하는 철두철미함도 보였습니다. 어디서 많이 본 수법 같지 않나요? 맞습니다. 교도소에서는 손톱깎이, 숟가락, 칫솔 등을 삼키고 치료 명분으로 병원에 나와 도주하는 유사 사례가 많다고 합니다.

병원을 나온 김길수는 택시를 타고 경기 의정부시 의정부역 부근으로 향했습니다. 이동 중 택시 기사에게 휴대폰을 빌려 30대 여성 지인을 불러내 택시비를 내게 하기도 했는데요. 이후 김길수는 다시 택시를 타고 양주역 근처로 이동해 친동생을 만난 뒤 서울 도봉구 창동역으로 이동했습니다.

이후 당고개역, 노원역, 뚝섬유원지 등을 돌아다니며 사우나나 식당을 가는 등 사람들 사이에 섞여 있는 모습이 관측됐는데요. 이에 대해 YTN 뉴스 라이더에 출연한 배상훈 우석대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김길수의 범죄유형이 사람 속에 숨어서 어떤 기회를 포착하려는 대인범죄 유형에 해당한다고 말하며 “그런 방식(사람들 속에 섞여 있는 방식) 속에서 어떤 특정한 다음 단계를 모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배 교수는 김길수가 배회하고 있는 이유를 크게 밀항 시기나 도피자금의 형성을 기다리고 있거나 아직 기소 전이기 때문에 증거 인멸, 범행자금 완수 등 본인 재판에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두기 위함이라고 추측했는데요. 현재 김길수는 또 한 번 옷을 갈아입고 수사당국의 추적을 따돌리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김길수가 마지막으로 관측된 4일 오후 9시 40분쯤 반포동 고속버스터미널 주변 CCTV에 따르면 회색 티셔츠와 검은색 계열의 점퍼, 바지를 착용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추가 환복 가능성도 있으므로 배 교수는 “눈이 안쪽으로 모인 눈이다. 이 눈을 살피면 금방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눈을 살펴야 함을 강조했습니다.

대한민국 탈주범 史, 배식구부터 담벼락까지

▲경찰청이 각 경찰서에 배포한 신창원의 다양한 변장 몽타주를 보고 있는 경찰관들. (연합뉴스)
김길수의 탈주 행각이 보도되며 이전에 탈주를 감행한 탈주범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1990년대 후반 대한민국을 뒤흔든 희대의 탈옥수 신창원이 대표적입니다. 시스템도 미비하고 전문 추적팀도 없을 때라 더욱 혼란스러웠던 당시의 상황을 반영하듯 신창원의 현상금은 5000만 원에 달했습니다.

신창원은 절도, 강도, 살인 혐의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1997년 1월에 탈옥했는데요. 신창원은 노역 작업 중 실톱의 한 부분을 몰래 감춰뒀다가 감방 화장실 통풍구 철망을 뜯고 탈옥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소음을 발생시키지 않으려고 법무부 교정본부의 라디오 교화 방송 송출 시간에 맞춰 톱질했다고 하죠. 2년 6개월의 도주 끝에 가스 수리공의 제보로 검거됐습니다.

▲이대우가 머문 철거주택. (연합뉴스)
제2의 신창원으로 불리던 이대우는 검찰 조사 중 탈주했습니다. 화장실에 다녀온 후 수사관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도망쳤다고 하는데요. 그는 검찰 청사를 도망쳐 담벼락에 수갑을 부딪쳐 수갑으로부터 손을 빼낸 뒤 담을 넘어 도망쳤습니다. 이대우는 체포와 조사 과정에서도 괴력을 선보였던지라 수사당국은 시민 안전을 위해 1000만 원의 현상금을 내걸었습니다. 이대우 역시 도피행각을 벌이다 시민 제보에 의해 6일 만에 붙잡혔습니다.

▲유치장에서 탈주한 최갑복이 숨어있던 농가. (연합뉴스)
비좁은 배식구 사이로 몸을 구겨 넣어 탈옥한 탈주범도 있는데요. 바로 최갑복입니다. 최갑복은 당시 옷을 벗고 가로 44.5, 세로 15.2cm의 배식구와 몸에 연고를 발라 매끄럽게 만든 뒤 머리부터 배식구를 통과해 배식구를 빠져나갔다고 하는데요. 그러나 그 역시 시민의 제보로 6일 만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대부분의 탈주범은 시민 신고로 거처가 드러나 체포됐는데요. 김길수가 잡히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입니다. 다만 김길수는 신용카드 없이 현금만 쓰고 이동 중이라는 점에서 추적이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 다른 조력자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면 검거가 더 어려워질 수도 있다고 경찰은 보고 있습니다. 이 경우 김길수의 도주가 장기화할 수도 있는데요. 김길수가 하루라도 빨리 검거되기 위해서는 ‘시민 제보’가 중요한 수사 포인트가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합니다.

김길수는 키 175㎝, 몸무게 83㎏의 건장한 체격으로 알려졌습니다. 또 현재 검정 상·하의를 입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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