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앤인물] "우리나라 품종보호 출원 세계 8위…2030년 5위까지 오를 것"

입력 2023-10-2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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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훈 국립종자원장 "종자, 식량자원 확보와 미래 성장 산업 핵심"

▲김기훈 국립종자원장 (사진제공=국립종자원)

한국의 통일벼가 아프리카의 식량난의 해결사로 주목받고 있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는 공정개발원조(ODA) 사업의 일환으로 통일벼를 아프리카 기후에 맞게 개량한 신품종과 재배 기술을 아프리카에 전수하는 'K-라이스벨트' 대상국을 10개국으로 확대했다.

통일벼는 식량이 부족하던 시절 수확률이 높은 쌀 생산을 위해 개발된 품종이다. 당시 7년에 걸쳐 250여 명의 과학자들이 품종 개발에 매달렸다. 이후 통일벼의 체계적인 생산과 관리, 농가 배분을 위해 설립한 곳이 바로 국립종자원이다.

종자원은 1974년 설립해 내년 창립 5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형 녹색혁명의 선봉장에 섰던 종자원은 이제 식량자원 확보와 미래 성장의 핵심으로 떠오른 종자산업을 육성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종자원장으로 취임한 김기훈 원장은 이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종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종자는 경제적 비중은 높지 않지만 농업이 단순히 먹거리를 제공한다는 협의의 개념에서 식품산업, 바이오에너지작물, 제약, 산업식물체 개발 등 다양한 산업과 연계하면서 가치가 새롭게 평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통일벼를 관리하던 종자원은 새로운 종자 개발을 지원하고, 개발된 종자의 품종 보호, 그리고 우수한 종자의 수출을 비롯해 산업화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는 것이 주요 역할이다.

여기에 종자의 품질을 검정하고 연구 개발하는 조직도 만들어졌다. 김 원장은 "2014년 본원이 안양에서 김천 혁신도시로 이전했고, 이 때 조직개편을 단행해 종자산업 육성과 지원사업을 강화하고, 종자 품질검정, 연구개발을 수행하는 조직을 신설했다"며 "2019년에는 종자·생명산업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국제종자생명교육센터도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제종자생명교육센터는 종자와 생명산업 분야 업계 종사자와 종자관리 및 연구개발 공무원을 대상으로 직무능력을 개발하고 강화는 교육을 실시한다. 2025년까지는 61개 과정에서 연간 3800여 명의 전문가가 배출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김기훈 국립종자원장이 유전자분석실을 찾아 연구원과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종자원)

최근 식량주권이 이슈로 떠오르면서 종자에 대한 관심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종자 국산화 등 종자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도 점차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품종 육성이 활발히 이뤄져 2021년 기준 국산화율은 딸기 96.3%, 양배추 97%, 버섯 60%, 토마토 54.9%, 장미 31.1%, 참다래 27.2% 등이다.

특히 딸기는 품종 독립의 대명사로 불린다. 김 원장은 "2002년 충남농업기술원 논산딸기시험장에서 신품종 개발에 착수한 지 7년 만에 '매향' 품종을 개발하고, 이후 다양한 국산 품종이 잇달아 개발되면서 지금은 2005년에 개발된 '설향' 품종까지 합쳐 전체 딸기 재배면적의 96.3%가 국산품종으로 대체됐다"며 "이제는 일본과의 로열티 문제에서 벗어났을 뿐 아니라 수출에도 날개를 달아 농가 소득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밀가루 소비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가루쌀도 종자원이 보급할 예정이다. 올해 기준 정부보급종은 6작물 47품종(벼 25·콩 9·팥 1·보리 8·밀 3·호밀 1)으로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가루쌀 품종 '바로미2'도 2025년부터 종자원이 보급한다.

김 원장은 "주요식량작물인 벼, 보리, 콩, 밀 등 이런 종자를 국가가 식량안보차원에서, 또 품질 향상을 위해 정부가 직접 종자를 생산해서 농가에 공급하는 것이 정부보급종"이라며 "종자검사 규격에 합격한 정부에서 보증하는 종자로 자가채종 종자보다 품종 고유특성이 잘 나타나고 생산성이 높다"며 "벼의 경우 잘 알려진 품종인 오대, 신동진, 삼광 등 품종뿐만 아니라 신품종인 안평, 알찬미 등이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신품종이 꾸준히 개발되도록 종자원은 매년 우수 신품종을 선발해 시상한다. 2005년 시작해 올해 19회를 맞이한 '대한민국우수품종상'은 지난해까지 62개 작물 143개 품종을 뽑았다. 올해도 40개 품종을 출품받아 8개 품종에 대해 시상할 예정이다.

나아가 국내에서 개발한 우수한 품종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도 지원한다. 김 원장은 "현지에서 재배·특성 평사를 하고 바이어와 업체에 홍보하는 해외현지품종전시포 사업을 지난해 중국과 인도 등 7개 국가 12개 지역에서 운영해 전체 종자 수출액 5571만 달러의 7% 수준인 426만 달러 수출 성과가 있었다"며 "올해는 중국·인도·멕시코 등 9국가 10개 지역에 해외전시포를 운영해 신시장 개척과 수출확대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특히 수출은 종자 산업 확대를 위해 꼭 필요한 부분이다. 국내 종자시장 규모는 9000억 원 수준으로 세계 시장에서 1.4%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5억 원 미만의 소규모 업체가 89.4%로 국내시장은 이미 포화상태라고 분석된다.

국내 수출 종자의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K-SEED' 상표권도 개발했다. 특히 올해는 처음으로 종자산업 분야 'K-SEED 채용설명회'도 열어 산업 확대를 위한 인재 영입 기회도 마련했다.

이렇게 개발한 품종을 보호하는 것도 종자원의 임무다. 식품신품종보호제도는 품종의 특허와 같은 것으로 육성자의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하는 지식재산권이다. 1998년 제도 실시 이후 지난해까지 품종보호 출원 누적건수는 1만2668 품종, 등록 누적건수는 9262 품종이다.

김 원장은 "우리나라가 국제식물신품종보호기구에 가입한지 이제 만 20년이 넘었고, 출원 건수를 기준으로 했을 때, 러시아에 이어 세계 8위 수준"이라며 "품종 보호 업무를 전문화 해 2030년에는 세계 5위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종자를 검정하는 것도 종자원의 큰 역할이다. 국내 유통되는 과수 묘목은 30~60%정도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경우 생산량은 20~40%가 감소하고, 과수는 당도가 떨어지거나 착색이 불량해져 상품성이 떨어진다.

종자원은 2019과수묘목총괄기관으로 지정되고 지난해부터 사과를 포함한 5대 과종에 대한 무병묘 생산과 공급에 나서고 있다.

▲국립종자원 사업 설명회에서 김기훈 원장이 인삿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국립종자원)

김 원장은 "종자원은 유전자분석으로 품종을 식별해 육종가의 권리를 보호한다"며 "농약과 비료를 적게 사용할 수 있는 병 저항성 신품종을 출원 등록해 친환경 농업을 지원하고, 신속하고 정확한 종자 검정으로 종자 수출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취임 1년 반을 넘긴 김 원장은 앞으로도 소통을 통해 조직을 발전시키겠다는 각오다. 1996년 공직에 들어와 농림축산식품부 식량산업과장과, 농촌정책과장, 농림축산검역본부 인천공항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했고, 특유의 판단력과 정무 감각, 대내외 소통 능력을 인정받아 대변인을 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내년이면 종자원이 김천으로 이전한 지 10주년이자 창립된 지 50주년으로, 종자원을 더욱 발전시킬 수 있는 미래를 그리고 있다"며 "종자산업 육성 및 종자수출에 기여 할 수 있는 새로운 사업을 계속적으로 발굴해 우리나라가 종자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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