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 선 ‘부산 돌려차기’ 피해자 “왜 판사가 용서하나”
이른바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가해 남성이 경찰 조사 과정에서 “내가 나쁜 사람이지만 야만인은 아니다”라며 범행을 부인하던 모습이 공개됐다.
21일 JTBC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다큐멘터리 ‘악인취재기’에는 가해자 A씨가 경찰에 진술한 내용을 공개했다. A씨는 폭행한 피해자를 끌고 사각지대로 사라졌던 7분 동안 벌어진 성폭력 혐의에 대해 강하게 부인했다.
경찰이 “사각지대에 데리고 가서 뭐 했어요”라고 묻자 A씨는 “그냥 뺨을 친 것 같다. 피해자가 갑자기 기절했고 제가 또 뺨 때리는 게 반복됐다”고 답했다.
A씨는 “혹시나 제가 그런 건 아니겠지만 그 상태에서 성폭행하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 그건 진짜 말도 안 된다”면서 “제가 이런 행위를 해서 진짜 나쁜 사람인 건 알겠는데 야만인은 아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또 한 목격자가 ‘피해자의 바지 지퍼가 열려 있었다’고 주장한 데 대해 “다른 범행은 절대 안한다. 제가 여자친구도 있다. 제가 (피해자를) 끌고 이렇게 하니까 그때 상의가 올라갔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도 성폭력 혐의를 부인했다. 심지어 A씨는 “피해자가 남자인지, 여자인지 잘 몰랐다”고 주장했다.
‘만약 피해자가 덩치가 큰 남자였다면 본인이 따라가겠냐’는 질문에는 “그래도 따라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사가 “피해자 머리가 길지 않느냐. 단발머리 정도면 그렇다고 치는데 머리카락이 허리까지 오지 않냐. 모를 수가 없는 상황”이라며 “피의자가 피해자를 공격한 이유가 째려봤기 때문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피해자와 눈이 마주쳤다는 것인데 남자인 줄 알았다는 거냐”고 지적했다.
A씨는 줄곧 “처음에는 정말 남자인 줄 알았다”며 여성임을 몰랐다고 주장했다. 이후 검사의 계속된 추궁에 A씨가 거짓 진술을 한 것임이 밝혀졌다.
A씨가 경찰 조사 과정에서 형사와 나눈 대화를 자신의 입장을 대변한 것처럼 주장하자 결국 검사는 “어떤 형사가 그렇게 말하냐. 본인 마음을 그렇게 아시는 형사가 대체 누구냐. 잘못된 수사 방식”이라며 “그걸로 본인에게 죄가 없다고 생각하지 마라. 아시겠냐?”고 소리쳤다. 앞서 대법원은 원심에서 성폭력처벌법 위반(강간 등 살인) 혐으로 기소된 A씨에게 선고한 징역 20년을 확정했다.
한편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는 국회 국정감사장에 나와 사건 이후 이어진 공포심과 가해자 재판 결과 등에 대한 불만 등을 호소했다.
피해자는 20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부산고등법원 등에 대한 국감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피해자가 용서하지 않겠다는데 왜 판사가 마음대로 용서하는가. 국가가 피해자에게 2차 가해를 하는 것”이라며 “1심 판결 후 가해자가 ‘다음번에는 꼭 죽여버리겠다’는 얘기를 했다. 혼자서 이 피해를 감당하면 끝났을 일을 괜히 가족까지 이어지는 것 같아 숨막히는 공포를 느낀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20년 뒤 죽을 각오로 열심히 피해자들을 대변하고 있다. 제 사건을 계기로 많은 범죄 피해자를 구제해달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