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전비서관 초등생 딸 학폭 의혹에 "조사 착수…순방서 배제"

입력 2023-10-20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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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호 민주당 의원 "김승희 의전비서관 딸, 후배에 9주 상해 입혀"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연합뉴스)

대통령실은 20일 김승희 대통령실 의전비서관의 초등학생 딸이 후배 여학생의 얼굴 등을 리코더와 주먹 등으로 때려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의혹과 관련해 "즉각 해당 비서관에 대한 공직기강 조사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이도운 대변인은 이날 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말하고 "조사를 위해 내일 대통령의 사우디아라비아·카타르 순방 수행단에서 해당 비서관을 배제 조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의 조치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에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늘 보도를 보고 우리도 알았고 관련 사항을 파악하고 있는 중"이라며 "공직기강비서관실에서 고위공직자로서 직위를 부당하게 남용한 게 있는지, 그리고 처신이 적절하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그 부분을 들여다보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의원은 이날 경기도교육청 등에 대한 국회 교육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김 비서관 딸의 폭행 사건을 공개했다. 김 의원은 "김 비서관의 딸인 초등학교 3학년 여학생이 2학년 후배 여학생을 화장실로 데리고 가서 리코더 주먹 등으로 머리와 얼굴 눈 팔등을 때려 전치 9주 상해를 입혔다"며 "어떻게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이 이런 잔혹한 상해를 끼칠 수 있는가"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밝힌 사건 경위에 따르면 방과후 수업을 마친 김 비서관의 딸은 '언니가 선물 줄게'라고 말한 뒤, 후배 여학생을 화장실로 데려가 다른 사람이 없는지 일일히 칸을 확인했다. 후배를 화장실 칸에 앉게 한 김 비서관의 딸은 두 손을 허리 뒤로 하라고 한 뒤 눈을 감으라고 시키고, 리코더와 주먹으로 10차례 머리와 얼굴을 폭행했다.

김 의원은 "다행히 사건 직후 학교장의 긴급 조치로 가해 학생의 출석정지가 이뤄졌다. 문제는 학교폭력 심의가 사건 발생 두 달이 넘어서야 개최됐다는 것"이라며 "피해 학생과 부모는 심의에 참석해 도와달라고 요청하고 피해 학생 어머니는 선처할 마음이 없다며 강제 전학을 요구했지만. 이같은 호소에도 불구하고 강제 전학 대신 학급 교체 처분이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해 학생은 3학년이고 피해 학생은 2학년인데 과연 학급 교체가 피해 학생에 어떤 실효성이 있겠느냐. 피해 학생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은 조치라고 볼 수 밖에 없다"며 "사건 발생 석 달이 지나도록 사과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김 의원은 "학폭위의 심의 결과를 보면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더 있다"며 "총점 16점부터 강제전학 처분인데, 가해 학생은 15점을 받아 딱 1점 차이로 강제 전학을 면했다. 일부 사람들은 심사위원들이 강제 전학 조치가 부담스러워 점수를 조정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고, 이에 동의한 학부모들도 가해 학생의 전학을 요구하며 이 사건은 일파만파 파문이 일어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김 의원은 "이 학교폭력 사건의 가해자의 아버지는 대통령실 김승희 의전비서관"이라며 "김건희 여사와의 대학원 최고위 과정 인연으로 지난 대선 때 윤석열 캠프에 합류해서 의전비서관까지 올라간, 항간에서는 김건희 여사의 비선 실세로 알려진 인물"이라고 밝혔다.

그는 "김승희 비서관의 부인 카톡 프로필을 보면 남편과 대통령이 함께 있는 사진을 올려놨다. 카톡을 주고받는 학부모들과 선생님까지 아이의 부모가 누군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았겠는가"라며 "카톡 프로필에 이 사진을 올린 시점을 보면 다분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 7월 19일에 프로필 메인 사진이 교체됐는데 이날은 학교장이 긴급조치로 가해 학생의 출석정지를 내린 날"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에 가서 진술서를 작성한 후 딸을 데리고 긴급하게 귀가 조처를 당했기 때문에 굉장히 당황스럽고 정황이 없었을 것임에도 굳이 카톡 프로필에 이 사진을 올렸다"며 "그러니까 학부모들 입소문이 퍼지고, 혹여라도 이 사건이 이동관, 정순신처럼 권력이 개입하지 않을까 하는 의심의 눈초리가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김 의원은 "더 적절치 못한 것은 가해자 어머니가 아이의 이런 행동을 일종의 '사랑의 매'로 생각했다고 기술했다는 것"이라며 "초등학교 3학년이 2학년에게 가한 폭력이 전치 9주의 상해를 입혔는데, 사랑의 매라고 비유한 것은 정말 충격적이다. 가해자 측에서 피해자의 고통을 전혀 공감하지 못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김승희 비서관은 이번 학폭 사건의 가해자로서 부모로서 피해 학생과 가족들에게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고, 공익으로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며 "사건이 발생한 지 세 달이 지났지만, 아직도 피해자 부모에게 사과 한 번 하지 않았다는 것은 공인의 자세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학폭 문제를 또다시 간과하지 않는지 김승희 비서관의 거취를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김 비서관은 서울 강남에 있는 한 이벤트 대행회사 대표 출신으로, 윤 대통령 취임 초부터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으로 일해왔다. 김일범 전 의전비서관이 지난 3월 물러난 뒤 직무대리 역할을 하다 4월 윤 대통령 국빈 방미를 앞두고 비서관에 정식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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