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간 무력 충돌이 격화하는 시점에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에 국빈 방문을 하는 것과 관련 대통령실은 19일 "국제사회에서 한국이 할 수 있는 차원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21~26일 사우디, 카타르 순방 기간 다양한 경제 성과를 모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이번 순방에는 사우디 130명, 카타르 59명 등 대규모 국내 경제사절단도 동행한다.
사우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그룹 회장, 김동관 (주)한화 부회장, 허태수 GS 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등이, 카타르에는 정기선 HD현대 사장 등이 동행한다. 순방 기간 윤 대통령은 경제사절단을 별도로 만나 격려하는 자리도 가질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순방 기간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한 안보 정세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순방 확정까지 어려움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두 나라(사우디, 카타르)는 우리나라 대통령을 초청하는 입장에서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사우디와 카타르 측은 '일정을 바꾸거나 취소하지 앟고 반드시 이번에 계획대로 와줬으면 좋겠다'는 강한 입장을 먼저 표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지역 정세가 불안정한 만큼 함께 논의하며 양국이 실질협력 문제를 복잡한 정세 속에 냉철하게 이해하고, 협력하는 방안에 대해 공통 이해 분모를 찾아가는 데 대해 마음의 준비 돼 있다"는 말도 했다.
대통령실은 사우디가 최근 팔레스타인을 공개 지지한 데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가 공식적으로 선제공격하는 정파를 지지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사우디가 지지한 곳은 '팔레스타인'이라며 무장 정파 하마스가 아니라는 말을 한 것이다.
이와 관련 대통령실은 "긴 세월 동안 (중동 지역) 정세와 국민감정이 아랍 국가 중심으로 움직인 특징이 있어서, 일면 바라볼 땐 팔레스타인 측에 정서적으로 가깝다는 것이지 누구의 일방적 지지로 연결하는 건 곤란하다"고 말했다.
최근 북한과 하마스가 무기 거래, 군사 훈련 등에서 직간접적으로 연계된 게 아니냐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대통령실은 "북한이 그동안 사용했던 여러 기습 전략, 전술이 유사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배우고 가르쳐 준 것이라고 할 순 없지만, 서로가 다른 지역에서 일어나는 분쟁을 지켜보면서,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실전 경험이 현재 부재한 상태에서 '무엇을 습득할 것인가'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런 차원에서 우리도 더욱 열심히 분석하고 대응 태세를 갖추도록, 정부도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사우디는 2030 국제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두고 한국과 경쟁하는 국가이기도 하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에 대해 "양국이 각자 특징을 발휘해가며 국제전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나, 정작 사우디와 우리 정부 간 엑스포 문제에 대해 한 마디도 나눈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사우디와 정상회담에서 관련 문제가 논의되지 않을 것으로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