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형들, 꿀 빨았지?" 블라인드에 올라온 현직 변호사의 글 '공감 1000개'

입력 2023-10-18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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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의사협회(의협)가 17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의협에서 연 '의대정원 확대 대응을 위한 긴급 의료계 대표자 회의'에서 이필수 의협 회장이 인사말하고 있다. (연합뉴스)

(출처=블라인드 캡처)

정부가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대폭 확대할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현직 변호사가 남긴 글이 많은 공감을 받고 있다.

17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자신의 직장을 인증한 변호사 A 씨가 "의사 형들 증원 맛 좀 봐라"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A 씨는 "우리도 배출 정원 1000명에서 1700명으로 증원된 지 12년 됐다"면서 "금전적으로는 상위권 대기업 사무직이랑 별 차이 안 날 만큼 먹고 살기 팍팍해졌다"고 했다.

이어 그는 "그런데 법률서비스 접근성은 어마어마하게 좋아져서 이제 간단한 법률상담이나 소송 위임은 염가에 가능하고, 중견이나 중소기업도 사내 변호사를 뽑는 시대가 됐다"라며 "사법고시 시절과 현재 법률 서비스 퀄리티 차이가 크냐 하면 그건 전혀 아닌 것 같다"라고 주장했다.

그 이유에 대해 A 씨는 "사법시험 변호사 중에서도 기본적 법리도 이해 못 하고 서면 개판으로 쓰는 사람이 수두룩하고, 변호사 시험 출신 중에서도 똑똑한 애들은 진짜 똑똑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전문직 증원이라는 건, 아예 그 직업의 하방을 삭제해버리는 파멸적인 수준이 아닌 이상 무조건 서비스 수요자에게 이득이라고 본다"며 "(의사들) 그동안 꿀 많이 빨았잖아? 한잔해"라고 적었다.

'꿀 빨다'라는 표현은 달콤한 꿀을 먹는 것처럼 일이나 생활 따위를 매우 쉽게 한다는 의미의 신조어다.

마지막으로 A 씨는 "중범죄자 (의사) 면허 박탈은 도대체 왜 안 되는 거냐. 우리 변호사는 음주 단속에만 걸려도 변호사협회에서 자격 정지한다"라는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해당 글에는 1000개에 달하는 공감과 1200개가 넘는 댓글이 달리는 등 많은 관심을 받았다.

이 글을 본 한 약사는 "약사도 1200명에서 2000명으로 증원됐는데 심야 약국 증가, 일반 약 가격 상승 억제 등 (이득이) 소비자한테 돌아갔다"고 댓글을 달았다. 이어 의대 정원 증원에 대해 "그놈의 건강보험료 타령하는데 건강보험료 지급 항목 수정하면 되는 거고 결국 비급여 항목 가격 인하, 친절도 상승, 지방 접근성 향상 등 이득이 더 크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부는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묶여 있는 의대 정원을 현재 고2가 대학 입시를 치르는 2025년도부터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확대 폭은 1000명을 훌쩍 넘는 수준일 것이라는 추측도 이어졌다.

이에 의사들은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은 이날 "정부가 의대 증원 방안을 일방적으로 발표할 경우 14만 의사와 2만 의대생은 모든 수단을 동원한 강력 투쟁에 들어갈 것"이라며 "2020년 파업 때보다 더 큰 불행한 사태가 나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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