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고맙습니다”…이스라엘·아프간·튀르키예 사례 속 ‘찡한’ 한국 [요즘, 이거]

입력 2023-10-1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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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당연한 일, 인도적 차원, 은혜를 갚으러 왔다

간단한 소감에 뭉클해지는 이 감정. 그리고 돌아온 그들의 인사.

“감사합니다. 한국” 한국에 대한 감사 인사에 내 어깨가 솟아오르는데요. 그저 해야 할 일을 했을 뿐이라는 그 단순한 인사가 절대 단순하지 않다는 걸 우리가 모두 느끼고 있기 때문이겠죠.

그리고 또 생각합니다. 우리네 어려웠던 그때를 말이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으로 발발된 전쟁으로 극박한 상황 속 한국 국민을 무사히 대피시킬 한국 공군 KC-330 ‘시그너스’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가 13일 급파됐습니다.

이 수송기는 14일 밤 무사히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 도착했죠. 해당 수송기에는 총 220명이 탑승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한국인은 아니었죠. 이웃 주민들이 함께 탑승해 있었는데요.

한국인 163명과 함께 일본인 51명, 싱가포르인 6명이 함께 탑승했죠. 우리 국민 귀국을 위한 수송기이지만, 한국인에게 우선 좌석을 배정한 뒤 자리에 여유가 있어 우리 정부가 일본 측에 일본인 탑승을 제안했는데요.

외교부 당국자는 “군 수송기의 가용 좌석(총 230석)이 남아 인도적 차원에서 제안했다”라고 밝혔죠. 서울공항 활주로에는 ‘일본 분은 말을 걸어주세요’라고 쓴 손팻말을 든 일본 측 관계자 모습도 보였습니다.

해당 소식이 알려진 뒤 한국 국민과 일본 국민 모두 긍정적인 메시지를 쏟아냈는데요. 일본 네티즌들의 소셜미디어 엑스(구 트위터)에 한국어로 감사 인사가 올라왔죠 “한국군 감사합니다”, “한국에 최고 감사들 드립니다”,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따뜻한 글들이 가득했습니다.

여기에다 일본 정부가 준비한 전세기를 타고 온 일본인 8명이 한 명당 3만 엔의 요금을 내야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한국 미담’은 더욱 진해졌죠. 다른 나라들과 비교해 빨리 전세기가 마련된 것도 아니었는데 바로 일본에 도착하지 못하고 UAE를 향한 데다, 비용까지 내야 하다니… 일본인들의 비난 댓글이 이어진 건 당연한 순서였습니다.

거기다 마쓰노 히로카즈 일본 관방장관까지 기자회견에서 ‘한국 군용기는 무료로 탑승할 수 있었는데 일본 정부 전세기를 타는 데는 3만 엔을 내야 하는 대응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적절했다고 생각한다”라고만 답하며 불을 붙였죠. 괜히 뿌듯한 건 왜 우리의 어깨일까요?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한국인들의 인도적인 수송 작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는데요. 우리에게도 익숙한 ‘미라클 작전’입니다.

2021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공세로 아프가니스탄(아프간)의 수도 카불이 함락되자 대한민국 정부는 교민들과 단기 체류자 국민을 안전하게 피난시켰는데요. 하지만 아프간 현지에는 주 아프가니스탄 대한민국 대사관과 KOICA에 협력한 아프간인들은 남겨진 상태였죠. 이들은 탈레반 치하에 방치됐는데요.

아프간 대사관에 이들을 두고 떠나며 김일응 주 아프간 대한민국 공사참사관은 “다시 데리러 오겠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그리고 그 약속을 지켰죠.

한국 정부는 아프간인 이송 작전을 계획하고 엠바고를 통한 사전 비밀 유지, 유관국과의 긴밀한 협조 끝에 수백 명의 외국인을 국내로 탈출시켰습니다. 거기다 작전이 성공한 지 12시간 만에 탈레반이 내국인 탈출 금지를 선언한 데다, 공항 주위에 폭탄테러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이번 탈출이 조금이라도 지연됐다면 이 ‘미라클 작전’의 성공 여부는 알 수 없었던 상황이었는데요.

이 미라클 작전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며 대한민국은 또 다른 명함도 얻었습니다. 전쟁으로 인해 타국의 원조를 받고, 타국이 자국민을 철수시켰던 국가가 이제는 다른 나라의 국민을 구하는 국가로 성장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말이죠.

외신들도 “한국의 인류애에 박수를 보낸다”라며 호평 기사를 작성했는데요. 특히 난민이 아닌 ‘특별 기여자’란 호칭에 이들에 대한 예우가 느껴진다는 평가였습니다.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은혜 갚은 한국’은 2023년 튀르키예·시리아 대지진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는데요. 2월 6일 튀르키예 동남부 가지안테프 인근을 강타한 규모 7.8의 대지진이었죠. 여진이 계속 이어지며 최소 17만 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는데요. 2010년 아이티 지진 이후 전 세계에서 사망자가 제일 많은 지진으로 기록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또다시 나섰는데요. ‘형제의 나라’에 대한 마음이 우리 모두를 움직였습니다. 한국 전쟁에서 함께 피를 흘려준 튀르키예에 대한 예의를 다한다는 뜻으로 말이죠.

단일 파견 규모로는 최대 규모의 구조대를 꾸려 튀르키예 지진 참사 현장에 참여했는데요. 현지로 날아간 대한민국 구조대는 현장에서 연일 생존자를 구출해 내며 제 몫을 톡톡히 했습니다.

특히 대한민국 긴급구호대와 활동하는 6살 구조견 토백이와 토리, 4살 구조견 해태의 구조 작업 모습도 뭉클함을 줬는데요. 토백이는 구조 중 유리와 철근 파편에 다리를 다쳐 모든 이들의 걱정을 사기도 했습니다.

튀르키예 시민들과 언론들도 연일 고마움을 표했는데요. 현지 언론은 “한국은 73년이 지난 지금도 튀르키예를 잊지 않았다”라며 눈물 가득한 찡한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조인재 대한민국 긴급구호대 구호팀장 또한 “한국전쟁에서 도움을 준 튀르키예가 빠른 회복을 할 수 있길 희망한다”는 말을 남기기도 했죠.


▲(김다애 디자이너 mnbgn@)

도움을 받는 나라에서 도움을 주는 국가로.

이 과정을 만들어 낸 한국의 역사와 이를 지내온 시민들, 또 이를 감사해 하는 모든 마음이 하나 된 순간이었는데요.

“헤야 할 일”로 마무리되는 이 찡하고도 자랑스러운 우리나라 한국. 이럴 때는 그 ‘국뽕’도 한번 마셔볼 만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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