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임대인' 대신 2조 메꾼 HUG, 곳간 부실 우려…"보증 중단 방지책 찾아야"

입력 2023-10-15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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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8월 대위변제액 2조1396억 원

역전세, 전세사기 여파로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전세보증금 반환 수요가 급증하면서 재무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위변제액은 급증했지만, 회수율은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하면서 곳간이 빠른 속도로 마르고 있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재무 건전성 악화로 보증 발급이 중단되는 등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 시내의 한 부동산 중개업소에 붙은 매물 정보 안내문 (출처=연합뉴스)

15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HUG, 서울보증보험(SGI 서울보증), 한국주택금융공사(HF) 등 전세보증기관으로부터 제출받은 전세보증금반환보증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8월 해당 기관의 대위변제 건수는 9455건, 금액은 2조1396억 원 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2년 4616건, 1조123억 원 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이들 세 기관의 대위변제 규모는 2020년 3013건(6141억 원), 2021년은 2811건(5849억 원)이었으나, 전세 사기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부터 크게 늘었다.

세 기관 중 보증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HUG다. HUG의 올해 8월까지 대위변제 건수는 총 9017건, 금액은 2조47억 원에 달한다. SGI서울보증(7월 말 기준)과 HF(8월 말 기준)는 각각 227건(905억 원), 211건(444억 원)이다.

대위변제 금액은 늘어난 반면 회수율은 턱없이 떨어진다. 국토위 소속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HUG의 대위변제 회수액은 전체 대위변제액의 15%인 2442억 원에 불과하다. HUG의 대위변제액 회수율은 2018년 48%, 2019년 58%, 2020년 50%, 2021년 42%였으나 지난해 24%로 반 토막이 났다.

▲13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청 앞에서 전세사기ㆍ깡통전세 피해자 수원대책위원회가 당국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무 건전성 '빨간불'…전문가 "보증 중단만큼은 막아야"

상황이 이렇다 보니 HUG가 보증보험 가입자들에게 제때 보험금을 지급할 수 있는 여력은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 올 6월 기준 HUG의 지급여력비율은 212%로, 2020년 532% 대비 절반 이하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따라 재무 부실 위험도 커지고 있다. 홍 의원실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2023년 반기결산결과 요약' 자료를 보면 HUG의 올해 1~6월 순손실은 1조3281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1847억 원)과 비교하면 7.2배 불어났다.

HUG 측은 전세 사기로 늘어난 신규 수요 급증으로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재정 리스크 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앞서 정부는 주택도시기금법 시행령을 개정해 HUG가 자기자본의 70배까지 보증이 가능하도록 규모를 확대했다.

HUG 관계자는 "8월부터 보증 배수가 늘어났지만, 개인뿐 아니라 기업, 주택사업자 등 지원해야 하는 수요가 많아서 한계가 있다"면서 "채권 관리나 회수 부분에 대해서는 자구책을 마련해 관리하고 있고, 보증 수요 증가 같은 외생 변수도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재정 부담 완화를 위한 보증보험료 인상 여부에 대해서는 "현재로썬 검토 중인 바가 없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HUG의 재무 부실화로 전세 보증 발급이 중단되는 등 공익을 저해하는 경우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장기적으로 정부의 지원 규모를 축소하거나 HUG의 대주주인 국토교통부의 예산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박인호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모든 것을 세금으로 해결하기보단 임대인과 임차인이 일정 부분 분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HUG 보증 중단 등 최악의 사태를 막기 위해 추가적인 재무 부담을 키우지 않고, 정부 개입을 축소하는 방향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학환 숭실사이버대 부동산학과 교수(한국공인중개사협회 고문)는 "HUG로서는 물어줄 금액은 많고 들어오는 건 적으니 부실화 우려가 커지는 것"이라며 "부득이하다면 보험료를 올려 손실을 메꿀 수 있겠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HUG 자체의 기능을 다 하기 위해서는 대주주인 국토부에 책정된 예산을 융통성 있게 투입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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