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서울 영등포경찰서는 범죄단체조직,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 등 혐의로 한·중·말레이시아인 26명을 검거하고 이중 관리·유통책 14명을 구속, 필로폰 27.8kg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1월부터 지난달까지 약 8개월 동안 조직원의 겨울 외투 속에 필로폰을 숨겨 밀반입하거나 직접 제작한 나무 도마에 필로폰을 숨겨 국제 화물로 밀반입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 조직이 국내로 밀반입한 필로폰은 나무도마에 위장한 32kg을 포함해 총 74kg이다. 시가 2220억 원 상당, 약 246만 명이 동시 투약할 수 있는 양이다. 이 중 경찰이 수사과정에서 10차례에 걸쳐 압수한 필로폰만 27.8kg(92만6000명 투약량·시가 834억 원 상당)이다.
필로폰 단일 유통 적발 사례로는 역대 두 번째다. 경찰은 74kg 중 27.8kg의 필로폰을 수거했는데 나머지 필로폰의 일부는 이미 시중에 흘러 들어갔다고 보고 추가 은닉분과 유통된 필로폰 추적에 나설 방침이다. 경찰은 이들의 범행을 말레이시아, 한국, 중국 조직이 각각 제조·밀반입, 운반·보관, 유통·판매를 맡은 분업 구조로 파악했다. 특히 밀반입을 맡은 말레이시아 조직은 범행 목적으로 특수 제작된 나무도마 내부에 필로폰을 숨긴 뒤 미리 한국에 잠입해있던 조직원에게 국제화물로 부치는 새로운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확인했다.
앞서 경찰은 7월 말 30대 여성 필로폰 투약자 B씨를 수사하던 중 8월 11일 B씨에게 필로폰을 판매한 중국인 유통책 2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이때부터 거대 조직의 실체를 확인해 지난달 27일까지 약 2달 동안 조직원 26명 검거, 14명을 구속하고 필로폰 27.8kg을 압수한 것이다.
이들은 74kg의 필로폰을 한국에 유통시킨 뒤 약 100kg의 대량 필로폰을 추가로 유통시키려 하기도 했다. 그러나 8월 중국인 유통책 2명이 검거되면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공항에서 선적 대기 중인 나무 도마 속 필로폰 약 100kg을 회수했고 추가적인 국내 유통에는 실패했다.
경찰은 남은 필로폰이 모두 국내에 유통되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소재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미검거된 조직원에 대해서도 추가 수사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