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펑 자오 반박? 바이낸스 위기론 지속…국내 진출은 여전히 빨간불

입력 2023-10-0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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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락하는 점유율…계속되는 바이낸스 위기론
창펑자오 위기론 제기한 WSJ에 “4(헛소문)” 반박
국내 진출은 빨간불…인수 절차 차일피일 미뤄져

세계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가 안팎으로 흔들리고 있다는 글로벌 시장의 우려가 나온다. 창펑 자오 최고경영자(CEO)가 위기론을 제기한 월스트리트저널(WSJ)을 향해 '헛소문'(FUD·4)이라고 정면 반박한 가운데, 국내에서는 고팍스 인수 절차가 차일피일 미뤄지며 진출에 빨간 불이 켜진 상황이다.

WSJ는 지난달 ‘바이낸스가 무너지고 있다’(Melting down)며 바이낸스 위기론을 제기했다. 그 근거로 먼저 하락하는 바이낸스의 글로벌 거래 점유율을 제시했다. WSJ가 인용한 데이터분석업체 카이코 등에 따르면 바이낸스 점유율은 올해 초 70%대에서 9월 말 50%대로 하락했다. 크립토 윈터 여파로 글로벌 가상자산시장의 거래량의 쪼그라드는 가운데, 건재하던 바이낸스의 거래 점유율도 줄어드는 모습이다.

바이낸스의 위기 요인으로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를 비롯한 세계 규제 당국의 규제 강화가 꼽힌다. 올해 초 미국 SEC와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는 바이낸스와 창펑 자오 CEO를 증권법 위반 및 자금세탁 등의 이유로 고발한 바 있다. 바이낸스US는 지난 6월 SEC로부터 제소당한 후 미국 달러 입금을 중단했다. 달러 입금 중단 이후 바이낸스US 월 거래량은 1월 105억8000만달러(14조386억 원)에서 9월 7000만달러(928억 원)로 급감했다.

바이낸스는 올해 비용 절감 등을 이유로 직원 1500여 명을 내보냈다. 또 최근 3개월 간 임원 10여 명이 회사를 떠났다. 퇴사한 임원 중에는 한국ㆍ일본 등 담당했던 아시아태평양 총괄 레온 풍 대표가 포함됐다.

레온풍 대표는 한때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 대표이사에도 올랐던 인물로, 고팍스 인수 등 한국 진출을 총괄했다. 현재 바이낸스 아태 총괄 자리는 공석으로, 뚜렷한 후임 없이 남은 임직원이 그의 임무를 나눠가졌다. 리처드 탱 바이낸스 지역 총괄이 한국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오창펑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로이터연합뉴스)

창펑 자오 CEO는 바이낸스가 위기에 빠졌다는 WSJ의 보도를 두고 “4”라며 정면으로 반박했다. 4란 (FUD·헛소문)을 뜻한다. 창펑 자오 CEO는 바이낸스 위기론 등이 제기될 때마다 트위터에 ‘4’를 게시한 바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이제는 '4'를 올리기도 귀찮다. (하던) 일을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낸스의 국내 상황 역시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바이낸스는 올해 초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고팍스를 인수해 국내 시장에 진출 하려했지만, 금융 당국에서 임원 변경 신고를 한없이 미루면서 국내 진출이 미뤄지고 있다. 금융 당국이 바이낸스의 법률 리스크 등을 고민하고 있어 고팍스-바이낸스 측은 한국인 대표를 선임하는 등 대책을 마련했으나, 당국은 요지 부동이다.

국회에서는 가상자산거래소 오너 등 대주주의 범죄 경력을 금융 당국에서 심사하도록 하는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됐다. 개정안에는 국내법뿐만 아니라 ‘이에 상당하는 외국의 관련 법령’과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건전한 사회적 신용을 갖추지 아니한 자’ 등을 신고수리 하지 않을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업계와 관가에 따르면 법안은 당초 금융위에서 바이낸스를 겨냥해 발의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관계자는 “세계 1위 거래소 바이낸스를 두고 위기론이 이어지는 건 그만큼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이 힘들다는 걸 보여주는 반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바이낸스에서는 안심하라고 하지만, 그 누구도 FTX가 파산할 지 몰랐던 만큼 걱정할 수 밖에 없는 게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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