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수장 바꾼 샤넬코리아, 노사관계 새 출발하나

입력 2023-09-26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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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가 올해 4월 서울 중구 샤넬코리아 본사 앞에서 노조와 성실 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샤넬을 국내에서 운영하는 샤넬코리아가 7년 만에 수장을 교체하면서 노사관계에도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2016년부터 샤넬코리아를 이끌던 스테판 블랑샤르가 대표이사직에 물러나고 그 자리에 클라우스 헨릭 베스터가드 올데거(Claus Henrik Vestergaard Oldager)가 임명됐다.

클라우스 헨릭 베스터가드 올데거는 이달 1일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그는 중국과 호주 등 아시아‧태평양 지역 샤넬 지사를 거쳐 샤넬코리아의 경영을 맡게 됐다. 대만·동남아시아·호주 시장의 총괄 대표로도 재직했다.

대표이사가 새로 선임되면서 샤넬코리아와 노동조합의 관계가 어떻게 바뀔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테판 블랑샤르가 대표이사로 있는 7년 동안 세 번 파업이 있었을 정도로 노사관계는 부침을 겪었다. 2004년 샤넬코리아 노조가 생기고 스테판 블랑샤르가 대표이사가 되기 전까지 단체행동이 한 번도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샤넬코리아 노조는 2018년 유니폼을 거부하는 ‘복장 파업’과 6시30분 퇴근을 실시하는 쟁의에 나선 이후 2021년에는 로레알‧시세이도 노동조합과 손잡고 총파업을 시행했다. 같은 해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한국 국내연락사무소(NCP)에 샤넬코리아가 성희롱 사건에 대한 대응이 미흡했다고 진정서를 넣기도 했다.

한채윤 백화점면세점판매서비스노조 샤넬코리아지부장은 “노조가 처음 생겼을때만 해도 회사와 관계가 좋았지만 스테판 대표이사가 오며 완전히 악화됐다”며 “노조를 깨려고 하는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동자와 근로환경에 관심이 없었고 소통에 불성실했다”고 평가했다.

샤넬코리아 노조는 이달 초 신입 직원과 경력직의 기본급 역전 문제 등의 이유로 전면 파업에 나서기도 했다. 기본급 역전 문제가 생긴 것 역시 스테판 대표이사의 암묵적인 동의가 있었을 것이라는 게 노조 측 주장이다. 샤넬코리아는 올해 7월 채용한 신입직원 기본급을 10년 차 경력직보다 높게 책정해 논란을 만든 바 있다.

기본급 역전 문제를 둔 파업은 지난 8일 사측과 기본급 인상‧직급별 추가 인상을 골자로 한 내용으로 잠정 합의가 이뤄져 일단락됐다.

외국계 회사의 경우 대표이사가 선임되기 수주 전부터 실무적인 일에 착수하는 만큼 노조 측에서는 노사 합의안을 만드는 데 클라우스 헨릭 베스터가드 올데거의 영향력이 있었을 것으로 예상했다.

샤넬코리아 수장이 바뀌면서 노사관계에 변화가 생길 것으로 노조 측은 기대하고 있다. 한 지부장은 “현재 노사관계가 워낙 바닥이라 사 측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깨진 상태”라며 “새로운 대표이사가 오면서 소통 창구가 생기고 좀 나아지기를 바라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샤넬코리아는 지난해 국내에서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한 1조590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영업이익은 66% 성장한 4129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311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4% 증가했다.

매출이 꾸준히 증가하며 한국 시장이 아시아에서 중요해지며 샤넬코리아 신임 대표이사도 노조와 마냥 각을 세울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국 시장에서 성과를 더 내기 위해서라도 노조와 화해하고 업무 효율성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패션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서 한국의 위치가 중요해진 만큼 회사 관리에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며 “성과를 내기 위해서 노조에도 유화적인 메시지를 내고 분위기도 바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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