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개발·기후·디지털 '격차 해소' 지원…러북 군사협력 경고

입력 2023-09-21 0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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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78차 유엔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개발·기후·디지털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격차 해소 차원에서 한국이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는 의지를 밝혔다. 이와 함께 러시아와 북한 간 무기 거래에 대해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라며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부산 유치 차원에서 "대한민국 정부의 국정 외교 기조는 자유와 연대"라는 말과 함께 "부산 엑스포는 세계 각국의 역사, 문화, 상품,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축제의 공간이 될 것이며, 세계 시민의 자유, 평화, 번영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78차 유엔총회 고위급 회기 기조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지난 70년간 전쟁의 폐허를 딛고 자유민주주의와 시장 경제를 꽃피워온 대한민국은 이제 유엔 헌장이 표방하는대로 '더 많은 자유 속에서 사회적 진보와 생활수준의 향상을 촉진'하기 위해 국제사회에 책임있게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발·기후·디지털 격차 문제 해소를 위해 한국 정부가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먼저 개발 격차와 관련 "대한민국은 공적개발원조(ODA)를 과감하게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한국 정부는 올해 긴축 재정 기조에도 불구하고 내년 ODA 예산안 규모를 40% 이상 확대했다"며 "확대된 ODA 자금을 활용해 수원국의 수요에 맞는 맞춤형 개발협력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위기를 '국가 간 경제 격차를 더욱 악화시키고, 인류의 지속가능 발전을 제약하는 또 다른 도전 요인'이라고 정의한 윤 대통령은 "기후위기 취약국들이 탄소 배출을 줄여나가면서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가속화할 수 있도록 그린 ODA를 확대할 것"이라며 녹색기후기금(GCF)에 3억 달러 추가 공여 방침도 밝혔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앞당기기 위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재생 에너지뿐만 아니라, 원자력발전소, 수소와 같은 고효율 무탄소에너지(CFE, Carbon Free Energy)를 폭넓게 활용할 것"이라는 말과 함께 해당 방식을 기후위기 취약국과 공유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를 위해 윤 대통령은 "무탄소에너지에 관한 국제공동연구를 추진하고, 민간의 기술혁신과 투자를 촉진하고자 한다"며 전세계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 'CF연합(Carbon Free Alliance)' 결성 의지도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정보통신기술(ICT)가 대한민국 강점이라고 소개한 뒤 "디지털 격차를 줄이는 데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며 디지털 보급·활용이 미흡한 나라들에 지원해 교육·보건·금융 서비스를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는 메시지도 냈다.

이와 함께 "AI와 디지털의 오남용이 만들어내는 가짜뉴스의 확산을 저지하지 못한다면, 우리의 자유가 위협받고, 자유민주주의에 기반한 시장경제가 위협받고, 우리의 미래 또한 위협받게 될 것"이라며 우려한 뒤 "디지털 질서의 바람직한 미래상을 구현하기 위한 디지털 권리장전을 조만간 제안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유엔 내 국제기구 설립 지원과 AI 거버넌스 구축의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하기 위한 'AI 글로벌 포럼'도 개최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유엔이 추진 중인 AI 고위급 자문기구와 긴밀히 협력해 전세계 전문가들간의 소통과 협업의 네트워크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또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 공약에 따라, 안보·인도·재건 분야를 망라한 포괄적 지원 프로그램 이행 방침에 대해 재차 언급했다.

기조연설에서 윤 대통령은 북한 핵·미사일 프로그램에 대해 "대한민국 평화에 대한 직접적이고도 실존적인 위협일 뿐 아니라, 인도·태평양 지역과 전세계 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전"이라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개혁 필요성도 언급했다.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우크라이나를 침공했고, 북한에 무기·군수품 지원까지 받는 데 대한 비판이다.

윤 대통령은 러시아의 이 같은 행동을 겨냥해 "세계 평화의 최종적 수호자여야 할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이 다른 주권국가를 무력 침공해 전쟁을 일으키고, 전쟁 수행에 필요한 무기와 군수품을 안보리 결의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정권으로부터 지원받는 현실은 자기모순적"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러시아에 재래식 무기 지원 대가로 대량살상무기(WMD) 능력 강화에 필요한 정보·기술을 얻게 된다면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는 우크라이나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안보와 평화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도발이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과 동맹, 우방국들은 이를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이 2024~2025년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을 맡는 점에 대해 언급한 뒤 "유엔 회원국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세계 평화를 진작하고 구축하는 데 책임있는 역할을 수행해 나갈 것"이라는 입장도 밝혔다. 사실상 러시아와 북한 군사 거래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방침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2030 엑스포 부산 유치 이유로 "국제사회에 책임있는 기여를 다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앞서 한국 정부가 개발·기후·디지털 격차 극복 기여 의지에 대해 밝힌 데 따른 연장선상의 메시지로, 엑스포 유치 당위성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윤 대통령은 이와 관련 "대한민국 정부의 국정과 외교의 기조는 자유와 연대다. 그 연장선 상에서 2030 부산 엑스포는 세계 시민이 위기와 도전을 함께 극복하면서 자유를 확장해 나가는 연대의 플랫폼을 제공할 것"이라며 "부산 엑스포는 세계 각국의 역사, 문화, 상품, 그리고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축제의 공간이 될 것이며, 세계 시민의 자유·평화·번영에 크게 이바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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