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안 되는데”…해외 전통금융, 기관 대상 가상자산 상품 속도

입력 2023-09-25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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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노무라 그룹, 기관 투자자 대상 비트코인 펀드 출시
美 비트코인 현물 ETF 신청 등 전통 금융의 진출 시도↑
韓, 가상자산 펀드ㆍ기관 투자 불가…“전향적으로 봐야”

해외 전통금융사들이 가상자산 관련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출시하는 등 가상자산 시장에 대한 접점을 점차 확대하고 있다. 반면 국내는 아직 기관의 투자조차 힘든 상황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이번 주 일본 노무라 그룹과 미국 씨티그룹 등 해외 전통 금융 기업들이 가상자산 관련 새로운 서비스와 상품을 내놓고 있다.

19일(현지시각) 코인텔레그래프 등 외신에 따르면 일본 최대 규모의 투자 은행인 노무라 그룹은 자회사인 레이저 디지털을 통해 기관 투자자 대상 비트코인 ​​펀드를 출시했다. 펀드명은 ‘레이저 디지털 비트코인 어돕션 펀드’로, 기관 투자자에게 비트코인에 대한 직접적인 노출(익스포저)를 제공할 예정이다. 레이저 디지털은 향후에도 다른 가상자산과 관련된 상품의 출시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18일(현지시각)에는 미국 4대 투자금융회사 중 한 곳인 시티그룹이 ‘시티 토큰 서비스’ 출시를 발표하기도 했다. ‘시티 토큰 서비스’는 기관 고객의 예금을 토큰으로 변환해 즉시 이체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로, 시티 은행의 프라이빗(엔터프라이즈) 체인을 통해 제공된다. 샤미르 칼리크 시티그룹 서비스 부문 책임자는 이번 서비스에 대해 “기관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차세대 뱅킹 서비스 제공을 위해 노력 중이고, 이번 서비스도 그 일환”이라고 밝혔다.

이보다 앞선 6월에는 블랙록 등 7개의 미국 자산운용사들이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트코인 현물 ETF를 신청하기도 했다. SEC가 ETF 승인에 대해 최대 240일까지 기한을 연장할 수 있는 만큼, 승인 여부는 늦으면 내년 3월 중순이 지나야 나올 예정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신청사가 블랙록이라는 점과 최근 SEC가 가상자산 관련 판결에서 패하고 있다는 점 등을 들어 승인 가능성에 조금 더 무게를 두고 있는 상황이다.

전통 금융기관들의 가상자산 시장 진출 및 투자는 업계 호재로 인식된다. 이들이 가상자산 시장보다 훨씬 큰 규모의 자금을 움직이는 만큼, 이들의 진출이 시장에 큰 유동성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여부에 모든 업계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해외 여러 국가는 가상자산에 대한 기관 투자를 허용. 대표적으로 미국 나스닥에는 이미 비트코인과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 선물 ETF가 상장돼 있고, 적격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그레이스케일의 GBTC같은 신탁 상품도 존재한다. 최근에서야 개인의 가상자산 투자를 다시 일부 허용하기 시작한 홍콩 등 국가에서도, 기관 투자는 허용해 왔다.

반면 여전히 국내선 가상자산 펀드 상품은 물론이고 기관과 법인의 투자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 미래에셋자산운용과 삼성자산운용 등이 각각 미국과 홍콩에 ‘블록체인&비트코인 스트래티지 ETF(BITS)’와 ‘삼성 비트코인 선물 액티브 ETF’ 등 비트코인 관련 ETF를 상장했지만 국내에는 이런 상품이 존재하지 않는다.

또 2017년 금융 당국은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가 투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금융기관 등의 가상자산 보유, 매입, 지분 투자 등을 금지했다. 또한 2021년 시행된 특금법에는 가상자산 거래소의 법인계좌 개설을 금지하는 조항은 존재하지 않지만, 법안 시행 이후 그림자 규제를 통해 사실상 국내 법인 또는 기관이 가상자산 거래소를 이용할 수 없게 된 상황이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웹3 산업이 신산업인 만큼 국가적으로도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필요성이 있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그는 “신산업에 대한 드라이브를 걸어야 할 시기이고, 그래야 산업의 흐름을 놓치지 않을텐데, 현 상황이 조금 답답하다”면서 “일본은 가장 보수적인 국가였으나 최근 문을 열고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나라도 업계를 조금 전향적으로 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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