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정부서 다 바뀐 금융지주 회장…양종희號의 과제는

입력 2023-09-08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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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그룹 부회장 (사진제공=KB금융그룹)

KB금융그룹이 9년간의 '윤종규 시대'를 마무리하고, 양종희호(號) 출범을 앞두고 있다.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KB금융이 '리딩뱅크'를 굳건히 지킬 수 있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 들어 임기가 종료되는 금융지주 회장들이 모두 새 얼굴로 바뀌었다. 과거 연임, 3연임 등 임기를 이어가던 모습과 분위기가 싹 바뀐 것이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 BNK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 회장 등이 임기 만료를 앞두고 모두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여기에 KB금융도 윤종규 회장이 일찌감치 용퇴를 결정하면서 결국 새 얼굴로 교체됐다.

다만 분위기는 작년과 차이를 보인다. 지난해 손태승 전 우리금융 회장의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현명한 판단을 내릴 것으로 생각한다"며 손 전 회장을 압박했다. 결국 손 전 회장은 용퇴를 결정했고,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이 새 수장을 맡게 됐다.

조용병 전 신한금융 회장과 손병환 전 NH농협금융 회장도 연임이 유력하게 거론됐지만, 모두 새 얼굴로 교체됐다. 일각에선 금융지주 회장 선임에 금융당국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며 '관치금융'에 대한 언급도 나왔다.

반면 올해 KB금융 회장 선임 과정에선 비교적 금융당국의 입김이 작았다.

KB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이날 양종희 KB금융 부회장을 최종 후보자로 선정했고, 양 부회장은 법령 등 관련 자격을 다시 한번 검증한 뒤 12일 이사회를 거쳐 차기 회장 후보로 공식 추천된다. 차기 회장 선임 여부는 윤 회장의 임기가 끝나는 11월 열릴 예정인 임시 주주총회에서 확정된다.

윤 회장이 9년간 이끌어온 KB금융의 새 수장이 된 만큼 양 부회장에게도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당장 KB국민은행 직원 10여 명의 127억 원 규모 비위 관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은행권 내부통제에 대한 문제가 심각하게 거론되는 가운데, 앞으로 이를 예방할 KB금융 차원의 대책 마련이 시급하게 요구된다.

'리딩뱅크' 자리 수성을 위한 비금융 포트폴리오 강화도 숙제다. 어쩌면 양 부회장의 전문 분야이기도 하다. 양 부회장은 KB금융 전략 담당 임원 시절이던 2015년 LIG손해보험(현 KB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바 있다. KB금융은 윤 회장 체제에서 인수합병(M&A)를 통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꾸준히 강화해 왔다. 하지만 여전히 '리딩뱅크' 사수를 위해서는 비은행 분야 경쟁력을 더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특히 KB금융은 지난해 신한금융에 1등 금융지주 자리를 내 준 바 있다. 올해는 실적이 반등하며 다시 '리딩뱅크' 자리를 지켜 자존심을 지켰지만, 지난해 이를 내준 것도 비은행 실적이 갈랐다. 양 부회장이 비은행 강화를 위해 어떤 경영전략을 내세울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은행장 경험이 없다는 점도 관건이다. 다만 양 부회장은 KB국민은행에서 핵심 업무를 두루 거친데다 금융지주에서도 경영관리부장으로 자회사 관리 업무까지 맡은 바 있어 지주와 은행을 종합적으로 관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은행장과의 시너지다. 이재근 KB국민은행장의 임기가 내년 1월을 기해 끝난다. 물론, 연임 가능성도 있지만 차기 행장과 양 부회장과의 합이 맞을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한편, 양 부회장은 "아직은 후보자 신분이지만 막중한 사명감을 느낀다"며 "KB금융이 시장과 사회로부터 존경받는 금융산업의 스탠다드가 될 수 있도록 혼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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