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것이 알고싶다' 포항 백골 사체 옆 부활 일기의 정체…사이비 종말론의 결과?

입력 2023-09-03 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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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백골 사체 옆에서 발견된 부활일기의 정체는 무엇일까.

2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백골과 코헨 가돌 - 포항 부활 일기 미스터리’를 주제로 포항에서 발견 백골 시체에 대해 집중 조명했다.

지난해 6월, 경북 포항시의 한 다세대 상가건물에서 백골 사체가 발견됐다. 사망자는 57세의 박영광(가명)씨. 그는 6월 30일 아침 7시 사체로 발견됐지만, 다세대 주택에서는 흔치 않은 백골 상태였다.

백골 상태였기에 부검에서도 사망 시점을 알 수 없었지만, 방안에서 발견된 의문의 일기장을 통해 그가 2020년 6월 3일 사망했다는 것이 드러났다. 다만 일기장은 변사자의 것이 아닌 동거자의 것이었다.

이 동거자는 영광씨가 사망한 뒤 약 1년간 시신과 동거하며 2021년 5월까지 일기를 적었다. 해당 일기에는 “기도 열심히 하면 깨어날 것이다. 다시 살아날 것이다” 등 부활을 믿는 글이 적혀있었다.

일기 작성자는 20대의 이다윗 씨. 그는 영광씨 사망의 유력 용의자였지만, 자신이 쓴 일기장으로 용의자 혐의에서 벗어났다. 경찰은 영광씨가 타살이 아니라고 봤다.

실제로 일기장에는 “사망하기 한 달 전 5월부터 건강이 악화됐다”, “무의식 3일째. 수요일 퇴근 후 보니 죽은 것처럼 미동이 없어 의식 불명”, “다음날도 얼굴에 피가 흘러 이불을 들추니 온몸이 진물투성이” 등 죽음을 인지하지 못하고 의식 불명 상태로 의식하는 모습이 담겼다.

전문가는 “일기를 보면 살아난다고 믿고 있다. 초기엔 접촉도 하고 있다. 살아난다는 믿음이 없었으면 그럴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건 부활 일기라고 생각한다. 부활을 믿고 있고 부활 순서를 적고 있다”라고 말했다

당시 집을 청소했던 특수 청소업체는 “아주 오랫동안 방치한 현장 같았다. 그 특유의 꿉꿉한 냄새가 있다. 사회적으로 활동이 단절된 분 같았고 부엌도 음식 해 먹은 흔적이 없었다”라며 “메모지에 쓴 글을 보면 영생이나 부활을 믿는 분 같았다. 흔히 말하는 사이비”라고 말했다.

영광씨는 2015년부터 해당 집에 세 들어 살며 단 한 번도 월세를 밀린 적이 없었다. 장로였던 할아버지는 동네에 교회를 세울 만큼 박씨 집안은 믿음이 남달랐다. 사이비와는 전혀 관련이 없어 보였다.

영광씨가 사망했을 당시 유일하게 찾아온 가족은 친형이었다. 당시 코로나19가 유행하던 시절이었고, 친형은 영광씨가 코로나로 인해 사망했을 거라고 봤다.

이후 다윗씨는 사체유기죄로 징역 6개월에 집행 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대해 다윗씨는 “퇴근하고 집에 갔는데 숨을 안 쉬셨다. 갑작스럽다 보니 돌아가셨단 생각은 안 들었다. 미약하게 숨이 느껴지는 것도 같았다”라며 “안 죽었을 거라는 희망으로 미루다 보니 시간이 지났다. 후회된다. 바로 병원에 갈걸”이라고 속내를 전했다.

다윗씨는 갑작스러운 죽음에 놀라 그런 행동을 했다고 말했지만, 그의 일기장에는 심상치 않은 인물이 등장했다. 바로 가돌 코헨이라는 낯선 단어다. 이는 구약 선경에 나오는 히브리어로 대제사장이라는 뜻인데, 바르게 쓴다면 코헨 가돌이다.

다윗씨는 이 인물을 마치 전지전능한 하나님으로 여겼으며 왕과 노예, 사이비 교주와 신도처럼 굳건한 관계로 비쳤다. 일기장에서 가돌 코헨은 숨진 영광씨가 부활할 것이라고 예언한 것으로 보인다.

경찰 역시 가돌 코헨을 주시했고, 그가 바로 영광씨의 친형 박찬양 목사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자신이 모두 시킨 일이 맞다고 인정하며 다윗씨와 함께 징역 6월 집행 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박 목사는 49세 늦은 나이에 산에서 기도를 하다가 하나님의 음성을 듣고 목사가 됐다. 동생이 아팠을 당시에도 걱정하지 말라는 성령님의 목소리를 들었다고 했다. 자신을 가돌 코헨, 대제사장이라고 칭하며 “내가 받은 사명”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리고 박 목사의 교회에는 여전히 다윗씨가 있었다.

과거 아토피를 앓고 있었던 다윗씨는 박 목사의 치유의 은사를 경험하며 그를 신뢰하게 됐다. 대학, 취업 역시 박 목사의 말을 듣고 잘 됐다고 기억했다. 다윗 씨와 영광 씨는 박 목사 교회의 신실한 신도였고, 두 사람이 같이 살게 된 것 역시 박 목사의 지시 때문으로 보인다.

특이한 점은 영광 씨는 당시 살던 상가건물에 상가도 임차해 살았는데 그 안에 쌀과 소금, 생수가 가득했다는 것이었다. 모두 2015년에 생산된 것이었고 이는 박 목사 교회에서도 가득했다.

당시 박 목사 교회에서 치유를 경험한 현직 목회자는 “나오고 몇 년 지나서 들었다. 시한부 종말론 이런 것 때문에 살을 2015년도에 쌓아 둔 것”이라고 말해 놀라움을 안겼다.

(출처=SBS '그것이 알고 싶다' 캡처)

박목사는 2015년을 종말 디데이로 정해놓고 신도들에게 알렸다. 당시 대부분 신학 대학 학생들이었던 신도들은 “자신의 목회 자리를 놓고 너무 확고하게 말하니 한번 믿어보자 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 목사는 대지진을 통해 종말이 올 것이고 유일한 대피소는 자신의 교회라고 말했다. 이에 신도들은 빚을 내서 쌀과 소금 등을 샀다. 하지만 종말은 오지 않았고 결국 모든 신도들은 떠났지만, 영광씨와 다윗씨만은 교회에 남아 있었다.

이에 대해 전문가는 “또 다른 종말을 약속한 게 분명하다”라고 말했고 실제로 다윗씨의 일기장에는 박 목사가 다른 종말을 말한 것을 보이는 문장들이 많았다. 특히 평소 주장과 달리 하나님의 시험을 통과한 동생이 죽었기 때문에, 그가 부활할 것이라는 말을 다윗씨에게 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다윗씨가 작성한 부활 일기가 다른 사람들을 끌어들이고, 다른 추종자를 만드는 연결고리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인공은 작성자가 아니라 신, 박 목사에 대한 기록이다. 경전에 준하는 내용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박목사는 조현형 성격장애일 가능성이 크다. 다윗씨의 삶 자체를 착취한 측면이 있지만 그 사람에게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믿은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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