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먹는 조선호텔 바비큐’…HMR 손 뻗는 호텔업계

입력 2023-09-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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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업계가 식품업계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가정간편식(HMR)을 잇달아 출시, 새 먹거리 찾기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조선호텔의 가정간편식은 42종에 달하고 워커힐호텔은 HMR 정기구독 서비스까지 선보이며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31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지난달 바비큐폭립과 월병세트 가정간편식을 출시해 라인업을 강화했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가정간편식은 총 42종으로 2020년 첫 선을 보인 후 꾸준히 신제품이 나오고 있다.

롯데호텔앤리조트 역시 김치 판매를 시작했고 온라인 쇼핑몰에서 간장게장‧삼계탕 간편식 판매를 강화하고 있다.

미쉐린가이드 3스타 레스토랑 ‘라연’을 보유한 신라호텔도 조만간 가정간편식 출시를 위해 공을 들이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현재 가정간편식 메뉴를 개발 중”이라며 “프리미엄급으로 준비하려다 보니 준비를 하는데 오래 걸리고 있지만 출시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워커힐호텔은 가정간편식 전문 브랜드 ‘워커힐 고메’를 론칭했고 전용 온라인몰까지 만들었다. 5성급 호텔 최초로 가정간편식 구독 서비스까지 만들어 단골을 확보하고 있다. 서울드래곤시티는 케이크 2종을 가정간편식으로 출시하면서 베이커리류까지 품목을 다양화했다.

호텔업계가 이처럼 가정간편식을 강화하기 시작한 건 코로나19 팬데믹이 본격화한 때다. 코로나19로 ‘호캉스’ 수요가 늘면서 호텔에 대한 진입장벽이 낮아졌고, 호텔에서 즐거웠던 경험을 집에서도 이어가고 싶은 사람이 늘어나면서 가정간편식 수요가 늘었다.

A호텔 관계자는 “코로나19 유행 당시 여행을 못가고 호캉스를 하면서 먹던 호텔 음식을 집에서도 먹고 싶다는 소비자의 욕구가 간편식 상품 증대에 영향을 줬다”며 “호텔 침구‧음식‧디저트 등 관련된 다양한 상품의 수요가 늘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코로나19 기간 간편식 매출 성장세는 두드러진다. 조선호텔앤리조트의 가정간편식(HMR) 매출은 올해 상반기에 전년 동기 대비 149%, 지난해에도 119% 성장했다. 엔데믹으로 해외여행이 늘면서 호텔 내 국내 투숙객 비중은 줄고 있는 상황에서, 객실 매출을 만회할 새로운 수익원이 가정간편식이 될 것으로 업계는 기대하고 있다.

▲조선호텔앤리조트가 새로 선보인 바비큐폭립 간편식 모습 (사진제공=조선호텔앤리조트)

B호텔 관계자는 “간편식은 호텔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다”며 “간편식 수요가 프리미엄으로 옮겨가면서 호텔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이용한 상품도 인기가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가정간편식 시장은 계속 커질 전망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 규모는 2016년 2조2700억 원에서 2020년 4조 원대로 커졌다. 지난해에는 5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호텔업계의 가정간편식 강화 흐름은 계속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급화를 추구하며 간편식을 내지 않던 업체도 시즌 상품을 상시화하거나 신제품을 내놓는 것을 보면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며 “상품군도 중식 일식 한식부터 베이커리까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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