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내던지는 ‘기관’, 빈집털이 나선 ‘개미’

입력 2023-08-30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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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1조 원 넘게 파는 기관…개미는 저점매수
업황 바닥 전망에 실적 턴어라운드·HBM 수요 증가 주목

반도체주를 시이에 둔 기관투자자와 개미(개인투자자) 간 줄다리기가 팽팽하다. 최근 한 달간 기관은 반도체주를 팔아치우는 가운데, 개미들은 기관이 떠난 빈자리를 저점 매수의 기회로 삼고 있다.

전문가들은 최근 이차전지, 초전도체, 맥신 등 테마주 열풍으로 증시의 변동성이 커지자 상대적으로 몸집이 크고 변동성이 낮은 대형 반도체주에 투심이 몰리고 있다고 본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찍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매수세에 힘을 싣는다.

기관, 삼전·SK하닉과 ‘헤어질 결심’vs 삼기도문’ 외우는 개미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관투자자는 8월 한 달간 삼성전자를 1조565억 원 순매도했다. 전체 종목 중 순매도 1위 규모다. SK하이닉스도 순매도액 1123억 원으로 8위를 기록했다.

기관의 수급 공백 속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 역시 한 달 동안 각각 3.87%, 3.24% 하락했다.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가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거두며 반도체 업황 반전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반도체주에는 수혜가 미치지 않은 것이다.

테마주 광풍에 휩쓸리던 개미들은 다시 삼성전자로 돌아오고 있다.

이달 개인투자자는 코스피에서 3조3450억 원을 순매수했는데, 이 중 삼성전자 순매수액(9488억 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8.4%에 달한다.

다만 지난달 개인투자자의 순매수세가 POSCO홀딩스(4조5232억 원) 한 종목에만 치우쳤던 것과 달리, 8월 들어 개미는 △POSCO홀딩스(8097억 원) △LG화학(3513억 원) △삼성SDI(2672억 원) △기아(2640억 원) 등 시총 상위 기업들을 골고루 담고 있다.

미국 신용등급 하향, 중국 부동산 위기 등의 악재로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가운데, 테마주 장세에 지친 개미들이 ‘몰빵’ 대신 대형주 중심의 안정적인 ‘분산투자’ 전략으로 선회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 “반도체 주가 바닥”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의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보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22곳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목표주가 평균은 9만1364원, 14만3273원이다. 이날 종가 대비 각각 2만4264원, 2만3874원 높다.

반도체 업황이 바닥을 다지고 있는 만큼 실적 전망도 밝다.

증권사들이 예상한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은 2조9666억 원으로, 2분기(6685억 원)보다 개선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도 영업손실 1조7507억 원을 기록하며 2개 분기 연속 적자 폭을 줄일 것으로 추산했다.

인공지능(AI) 칩에 필수로 들어가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SK하이닉스는 2013년 세계 최초로 HBM을 개발한 뒤 2021년 4세대인 HBM3도 가장 먼저 출시했고, 삼성전자도 HBM 개발에 공격적으로 투자하며 격차를 좁히고 있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AI 반도체 신규 고객사는 올해 4~5개에서 내년 8~10개로 확대될 전망”이라며 “HBM3의 확장 버전인 HBMP에 대해서도 4분기 북미 GPU 업체에 샘플 공급이 예상돼 경쟁사와의 격차를 빠르게 축소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재선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은 새로운 성장(AI) 산업에서 독과점적 위치 차지할 기업이 다수 포함됐다”며 “연말 중 낸드와 디램 가격 바닥 가능성이 높아지는 가운데 작년 말부터 수출물량 총지수도 본격적으로 올라오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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