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구제역, 과거 바이러스와 달라…해외서 유입 추정"

입력 2023-08-23 05:00수정 2023-08-23 16: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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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한 농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 "백신 접종 소홀·방역 미흡 모두 가축 질병 원인"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이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긴급 방역상황 점검 회의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방역 조치상황과 대응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뉴시스)

"최근 코로나19 방역조치 완화로 해외 국가들과의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져 국내로 바이러스가 유입된 후, 백신접종에 소홀하고 차단방역 수준이 높지 않은 농장에서 항체 형성이 미흡한 개체를 중심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권재한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의 원인에 대해 이렇게 분석했다.

올해 5월 충북에서 5년 만에 구제역이 발생하면서 농가에서는 비상이 걸렸다. 구제역은 소와 돼지, 양, 염소, 사슴 등 발굽이 2개로 갈라지는 우제류 동물에 감염되는 질병이다. 세계동물보건기구(WOAH)에서 지정한 중요 가축전염병으로 가축전염병예방법의 제1종 가축전염병에 속한다.

권 실장은 "이번 국내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자 분석결과, 유전형은 O형으로 몽골과 동남아지역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와 98% 이상 일치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과거 국내에서 발생한 바이러스와 계통학적으로 다르고 일치도도 낮아 해외에서 유입된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구제역은 백신 접종이 의무화돼 있다. 때문에 항체양성률이 높고 최근 국내에서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올해 구제역이 발생한 농가 중 다수의 경우 항체양성률 자체가 낮았고, 차단 방역이 느슨해지면 언제든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재차 확인시킨 계기가 됐다.

권 실장은 "일부 백신접종에 소홀한 농가들은 항체양성률이 낮아 구제역 발생 가능성이 높으며 항체 양성률이 높은 농가라도 농장소독 등 차단방역이 미흡한 경우 구제역이 발생할 수 있다"며 "소, 돼지 등 우제류 사육농장에서 구제역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백신 접종 프로그램에 따른 적정한 백신의 취급과 접종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방역당국은 백신 접종 기간 단축을 포함한 개선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 발생하는 가축 질병 가운데 큰 부분을 차지하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한 방역도 강화한다. 조류인플루엔자는 국내 발생이 감소 추세지만 언제든 대규모로 발생할 수 있고, 이때 달걀 가격 등 물가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방역당국은 세계적으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유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철새가 들어오기 전 예찰 강화를 비롯해 민간과 협업한 검사 확대, 선제적인 위기경보 체계 등을 마련했다.

권 실장은 "앞선 겨울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 시기 동안의 방역 미흡 사항을 보완해 사전 예방 강화, 위험도 기반 과학적 방역, 가금농장 및 계열사 방역체계 등 개선대책을 마련했다"며 "그간 차단방역에 효과적이였던 다양한 방역조치들을 더욱 정밀하게 개선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및 피해를 최소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농장에서의 방역이 가장 중요한 역할을 차지한다. 권 실장은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이 발생할 경우 농가를 비롯해 관련 산업에도 많은 피해를 불러오는 만큼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며 "가축전염병의 확산 방지를 위해서는 조기발견과 신속대응이 중요한 만큼 축산농가에서는 의심 증상을 확인하는 즉시 가축방역기관으로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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