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인베스트·델리오’ 관계사와 손잡은 부산·인천시 [지자체 블록체인 MOU 백태]

입력 2023-08-18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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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인천시, 하루·델리오 관계사와 MOU 체결
블록체인 허브 표방하며 블록체인 기업과 업무협약
블록크래프터스·트라움인포테크 檢 수사…사실상 폐업

블록체인 허브를 표방하는 부산·인천광역시가 입출금을 중단한 가상자산 예치 서비스 ‘하루인베스트·델리오’ 관계사와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두 회사 모두 검찰 수사를 받으며 사실상 폐업 수순을 밟고 있어 지자체와 협력 사업도 멈췄다.

17일 본지 취재 결과, 부산시는 지난해 5월 4일 델리오에 자금을 맡긴 것으로 알려진 블록체인 스타트업 트라움인포테크와 부산 투지 유치를 위한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트라움인포테크는 서울 강서구에 있는 블록체인 스타트업으로 블록체인과 인공지능에 기반한 트레이딩 플랫폼을 제작하는 회사다.

부산시는 당시 15개 블록체인 역외기업과 투자 업무협약을 체결했는데, 당시 트라움인포테크는 부산에 지사 설립과 투자 등을 약속했다. 하지만 8월 현재 트라움인포테크는 검찰 수사를 받으며 영업을 중단했다.

검찰과 금융당국 등 7개 기관이 모인 가상자산 범죄 합동수사단(합수단)은 이달 4일 델리오의 사기 등 혐의와 관련해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트라움인포테크 본사를 압수수색했다. 델리오는 트라움인포테크에 대규모 비트코인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7월 6일 서울 강서구에 위치한 트라움인포테크 사무실이 닫혀있다. 사무실에는 내용 증명을 수령하라는 우편물 도착안내서와 광고지가 붙어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지난달 본지가 트라움인포테크 본사를 찾아갔을 때, 사무실 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한동안 사람이 발길이 끊겼는지 문에는 내용 증명을 수령하라는 도착안내서와 광고지가 붙어있었다. 해당 층에 있는 모 회사 관계자는 “사무실이 올해 2~3월부터 문을 닫은 듯 거의 불이 꺼져있었다. 간간히 사람들이 오갈 뿐이었다”고 말했다. 본지는 델리오의 비트코인 수탁 관련 의혹에 대해 이상훈 트라움인포테크 대표에게 질의했으나 답하지 않았다.

하루·델리오 사태 연관 회사와 업무 협약을 맺은 지자체는 부산시만이 아니다. 인천광역시는 올해 5월 9일 하루인베스트 모회사 블록크래프터스와 업무 협약을 맺었다. 인천시는 이날 ‘인천메타노믹스 2023’ 행사를 열고, 블록크래프터스를 포함한 블록체인 15개사와 MOU를 체결했다. 유정복 시장은 블록체인 허브 비전을 선포하고, “정부, 기업, 학계 등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적으로 개발해 블록체인 허브 도시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인베스트가 입출금을 중단한 6월 13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하루인베스트의 모회사 블록크래프터스 사무실 문이 닫혀있다. (안유리 기자 inglass@)

하지만 협약 체결 약 한 달만인 6월 13일 하루인베스트는 입출금을 중단했고,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하루인베스트 역시 정확한 자금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는데, 투자자들이 자체 조사한 결과, 묶인 자금 규모는 최소 1500억 원에 달한다. 검찰은 지난달 18일 서울 강남에 위치한 하루인베스트와 관계사인 블록크래프터스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블록체인 업계에서 마당발이라는 컨설팅 업체와 계약을 맺었고 그 회사를 통해 블록크래프터스를 추천받았다”면서 “선포식을 한 취지는 인천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업이 모여서 사업을 진행하기 바란다는 뜻에서 문호를 개방한 것이라 자세한 사업 내용이나 사업 규모 등에 상관없이 초청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협약 체결 이후 블록체인 관련 샌드박스 사업이나 교육 프로그램 진행은 외국계 기업과 진행을 하고 있고, 국내 기업은 맨파워나 특별한 사업 영역이 없기 때문에 MOU를 체결하고 그냥 끝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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