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유소 줄폐업?…‘이색 주점ㆍ가구 배달’ MZ 공략 승부수

입력 2023-08-13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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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등 잠재 수요층 겨냥
“내연기관 건재…접점 넓힌다”

▲강릉 샘터주유소에 설치된 덤프 스테이션. (사진제공=HD현대오일뱅크)

전기차ㆍ수소차 등 친환경 자동차 보급 증가와 경영 환경 악화로 문을 닫는 주유소가 늘고 있다. 이에 주유소들은 사무실 공간을 줄이고 카페를 운영하는가 하면 가구 배송 서비스 등 경영 다변화로 생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13일 한국주유소협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국에서 1만938개 주유소가 영업 중이다. 전년 동기(1만1042개)보다 104곳 감소했다. 월 평균 9개 주유소가 문을 닫은 셈이다. 전국 주유소 수는 2016년만 하더라도 1만2010개에 달했으나 매해 100~300곳이 줄었다. 조만간 1만 개 아래로 떨어질 전망이다.

국내 정유업계 1위인 SK에너지는 같은 기간 39곳 줄었다. GS칼텍스가 89곳으로 가장 많이 감소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20곳 줄었다. 반면 셀프주유소를 대상으로 마케팅을 강화한 에쓰오일(S-OIL)은 57곳 늘어 GS칼텍스를 따라잡았다. 정유사별로 △SK에너지 2890개 △현대오일뱅크 2355개 △에쓰오일 2179개 △GS칼텍스 2105개 순이다.

정부 지원을 받는 알뜰주유소는 2012년 847개로 시작해 지난해 1305개로 크게 늘었다.

영등포구의 한 주유소 운영자는 “카드 수수료와 각종 세금을 떼면 영업이익률은 1% 미만에 그칠 정도로 주유소 사장이 ‘지역 유지’로 불리던 것도 옛말이 됐다”며 “친환경 에너지 확대로 손님이 줄고 있고, 알뜰주유소와 가격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려워졌다”고 밝혔다.

변화되는 환경 변화에 정유사들은 주유소의 변신으로 새로운 실험에 나서고 있다. 시시각각 변하는 모빌리티 시장에 대응해 MZ세대를 비롯한 잠재 수요를 겨냥하고 나선 것이다.

SK에너지는 울산에 팝업스토어 ‘SK 주(酒)유소’를 열어 고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1층에는 주유소 모양의 옥스포드 블록 및 복합 에너지플랫폼 미니어처를 마련했고, 2층에는 SK 울산콤플렉스(CLX) 곳곳을 잇는 60만㎞ 배관을 형상화한 파이프아트월, 원유 저장 탱크 컨셉의 테이블로 구성했다.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한 SK 울산CLX를 경험할 수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주유소 공간을 토털 에너지 플랫폼으로 전환하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시도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와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캠핑카 이동량이 많은 지역에 있는 주유소 10여 곳에 덤프 스테이션을 설치했다. 덤프 스테이션이란 캠핑카 오ㆍ폐수 처리 시설로 최근 급격히 늘고 있는 캠핑 수요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이 외에도 초소형전기차ㆍ소형굴착기 판매, 차고형 프리미엄 셀프 세차 등 주유소 공간을 활용한 사업을 선보이고 있다.

GS칼텍스는 이케아와 협력해 주유소 픽업 센터를 운영한다. 가구를 주문한 고객이 거주지 인근 주유소에서 상품을 찾아가는 구조다. 크고 무거운 가구는 배송비가 많이 드는데, 이 서비스로 배송비를 절약할 수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주유소가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석유 제품 판로를 안정적으로 구축하기 위해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며 “아직 내연기관 차의 공급과 수요가 건재한 만큼 잠재 고객층과 접점을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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