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SG발 폭락’ 수사 2라운드…내부정보 이용 의혹 김익래 조준

입력 2023-07-31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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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덕연 일당 기소한 데 이어 ‘대주주 연관성’ 입증 초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주식 매도 시점‧동기 등 설명해야”

▲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 앞 국기게양대에 검찰 깃발이 펄럭이고 있다. (연합뉴스)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를 향한 검찰 수사가 2라운에 접어들었다. 앞서 라덕연 일당의 주가 조작 의혹을 먼저 수사해 재판에 넘긴 데 이어, 또 다른 축인 대주주와의 연관성 입증에 무게추를 옮기는 모습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검 금융증권범죄합동수사부(단성한 부장검사)는 2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키움증권 본사와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의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폭락 당시 거래내역 등을 확보했다.

김 전 회장은 4월 말 주가폭락 사태가 발생하기 전 시간외매매(블록딜)로 다우데이타 보유 주식을 처분해 605억 원을 확보했다. 당시 하한가에 진입한 8개 종목 중 다우데이타도 포함됐는데, 김 전 회장이 시세조종 정황을 미리 알고 주식을 처분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라덕연 H투자자문사 대표는 주가폭락의 배후로 김 전 회장을 지목했고, 수사를 촉구하는 진정서를 검찰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라 대표는 김 전 회장 등을 상대로 자신과 회사가 입은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며 민사소송도 제기한 상태다.

김 전 회장은 매도 시점이 맞물린 건 ‘우연의 일치’고 증여세 납부 때문에 일부 지분을 매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다만 상실감을 드린 데 책임을 통감한다”며 지난 5월 그룹 회장과 키움증권 이사회 의장 자리에서 물러났다. 매각대금 605억 원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했다.

▲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이 이달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키움증권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외국계 증권사 소시에테제네랄(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와 관련해 기자회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

김 전 회장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현재 피의자 신분이다. 검찰은 앞서 라 대표 일당의 주가 조작 수법과 규모를 살펴보며 범죄 혐의점을 확인한 뒤 재판에 넘긴 바 있다. 이제 김 전 회장 등 폭락 당시 손실을 면한 대주주에 대한 수사가 남은 셈이다.

서초동 한 변호사는 “김 전 회장에 대한 수사는 예견된 수순이었다. 이번 압수수색은 어느 정도 혐의를 확인할 만한 자료를 모은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향후 검찰 수사의 관건은 김 전 회장이 내부 정보를 이용해 매도 시점을 결정했는지, 해당 거래가 폭락 사태에 영향을 미쳤는지 파악하는 것이다.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업자가 직무상 알게 된 미공개 정보를 정당한 사유 없이 본인 또는 제3자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김정철 법무법인 우리 변호사는 “자료만 가지고는 혐의를 입증하기에 부족하고, 미공개 정보를 제공한 사람의 진술이 확보돼야 한다”며 “관련된 논의나, 회의 등 관계자나 임원진들에 대한 조사가 계속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이 기소하려면 주식 매매와 매도에 대한 이유와 근거 등 동기를 설명해야 한다. 김 전 회장이 주장하는 증여세나 경영권 승계 문제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판단할 것”이라며 “대주주가 어느 정도 관여했고 내부 정보를 이용했는지 확인하는 데 시간이 꽤 걸릴 듯하다”고 내다봤다.

검찰은 이르면 다음 달 초 김 전 회장을 부를 것으로 보인다. 또 폭락 전 주식을 대량 매각해 비슷한 의혹을 받는 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 등에 대한 수사도 속도를 낼 것이란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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