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지수 오르지만 하락종목 ‘우수수’…이차전지가 낳은 ‘진풍경’ [에코프로 광풍, 코스닥 버블]③

입력 2023-07-30 18:00수정 2023-09-0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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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이차전지주 등락에 일일 변동성 커졌지만
지수 연중 최고치 경신 때 하락 종목 1500개 달해
종목 1300개 무더기 하락했는데…지수 0.5%만 떨어져
“이차전지에 대한 ‘묻지마 투자’ 지양해야” 조언도

▲27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 모습.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이차전지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는 가운데, 코스닥 지수는 오르지만 상승 종목보다 하락 종목이 압도적으로 많은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에코프로비엠과 에코프로 등 시가총액 최상위 종목들이 시장 거래대금을 쓸어가며 생긴 현상으로 시장 변동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 시장은 28일 913.72에 장을 마쳤다. 한 주간 코스닥 지수 변동성은 심하게 나타났다. 특히 이차전지 관련주 등락이 가장 컸던 26일엔 롤러코스터를 탄듯했다. 코스닥은 이날 945.57로 출발해 1.75% 상승한 956.40까지 올랐다. 올해 최대치를 다시 쓴 이후 오후 1시께 이차전지 급락세가 시작돼 1시간도 채 지나지 않아 5.73%가 빠진 886.14까지 곤두박질쳤다. 지수 등락 폭이 7%를 넘어선 것이다.

코스닥 지수가 연중 최고치를 경신하던 당시 코스닥 시장 상승종목은 총 1584종목 중 76종목에 불과했다. 하락종목은 1500종목에 달했다. 사실상 이차전지와 관련이 있는 종목을 제외하곤 모두 하락한 것으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결국 장 마감 후 하락종목 수는 1480종목으로 역대 1위를 달성했다.

26일만 있었던 현상은 아니다. 24일엔 1337개 종목이 하락했으나 코스닥 지수 0.5% 밖에 떨어지지 않았으며, 25일엔 1287개 종목이 하락했으나 오히려 지수는 1.1% 상승했다.

이같은 현상은 이차전지 관련주 ‘광풍’ 때문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로 약 10.22%를 차지하고 있는 에코프로비엠과 7.51%를 차지해 2위를 달리고 있는 에코프로가 코스닥 지수를 이끌면서 대부분의 수급을 흡수하고 있다. 실제로 에코프로비엠의 경우 26일 거래대금 5조5599억 원으로 역대 4위를 기록했다.

두 종목 시가총액에 이차전지 섹터에 올라탄 엘앤에프(2.18%)와 포스코DX(1.23%)까지 모두 더하면 21.14%로, 비율만 따져보면 코스피 시총 1위인 삼성전자(19.20%)를 넘어설 정도로 영향력이 커진 것이다.

시가총액을 분석해봐도 쉽게 알 수 있다. 24일 코스닥 상장 시가총액은 449조6130억 원이었고, 25일 코스닥 총 시가총액은 454조5705억 원을 기록해 표면상으로는 4조9575억 원 불어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에코프로비엠(5조6236억 원)과 에코프로(3조5148억 원)로 인해 늘어난 시총을 제외해보면 4조1809억 원이 오히려 줄어들었다는 결과가 나온다. 지수가 상승했지만 1300개 종목이 하락한 이유를 여기서 찾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코스닥 시장 변동성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차전지에 대한 ‘묻지마 투자’를 지양해야한다고 조언한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수급을 다 흡수했던 이차전지 관련 그룹주들의 주가와 수급 변동성이 시장 전체를 흔들어 놓고 있는 분위기”라며 “그동안 이들의 주가를 끌어올렸던 수급과 심리적인 요인이 반대 급부 현상을 겪고 있는게 유력해보인다”고 밝혔다.

김종영 IBK투자증권 연구원도 “현재 모멘텀 주식들이 개인투자자의 과도한 선호로 상승하고 있지만, 신규 자금 유입이 큰 폭으로 증가하지 못하면 해당 종목의 우위가 계속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연구원은 “기존 보유자는 점진적인 차익 실현 기회를 봐야 하지만 반대로 숏(매도) 포지션은 쏠림 지속에 따른 상승 위험이 여전히 커 위험한 국면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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