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 온실? 한국형 냉방 스마트팜이 간다 [K-농업 수출 200억 달러⑥]

입력 2023-07-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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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완공, 고옥 극복형 냉방시설…재배 테스트서 딸기 4톤 생산
참외·멜론 등 작물 다양화 추진…세계 각국 찾아 홍보 효과 톡톡

▲베트남 하노이 베트남농업과학원에 구축된 한국형 스마트팜. (베트남 하노이=이해곤 기자)

7월 중순 베트남 하노이의 날씨는 말 그대로 뜨거웠다. 내리쬐는 태양에 조금만 움직여도 연이어 숨이 턱턱 막히기 일쑤였다. 최근 기록적인 폭염으로 한낮 기온이 40℃ 안팎을 넘나든다는 말이 피부로 다가왔다.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에서 뜨거운 태양 아래 차로 40여 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하노이 남쪽 12㎞에 위치한 베트남농업과학원(VAAS). 이곳에는 우리기술로 만든 스마트팜이 설치돼 있다. 2021년 카자흐스탄에 이은 두 번째 한국형 스마트팜 수출 사례다.

◇온실이지만 냉방에 '초점'…딸기 비롯해 참외·멜론 생산 도전

스마트팜은 첨단 시설과 기술을 결합해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는 온실이다. 흔히 온실을 목적으로 설치가 되지만 고온다습한 베트남에 스마트팜이 만들어진 것은 이례적이다.

규모도 작지 않다. 총면적 1.2㏊, 통 3600평 규모에 14개의 온실이 들어섰다. 재배동을 비롯해 모종을 키우는 육묘동, 교육장, 선별장 등 생산과 유통에 필요한 모든 시설이 갖춰져 있다.

▲한국형 스마트팜을 운영하기 위한 제어실과 부품, 양액실. (베트남 하노이=이해곤 기자)

무엇보다 베트남의 기후에 맞춰 스마트팜의 시스템은 냉방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한국형 스마트팜 시범온실 구축 컨소시엄 주관사인 아페스의 신연중 법인장은 기후 환경에 맞는 다양한 설비를 구축했고 대부분 한국의 자재를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신 법인장은 "한국형 온실은 온도를 낮추기 위해 높은 측고로 설계하고 시공했지만 높은 내구성을 자랑하고, 냉수를 회전하는 방식으로 작물의 온도를 낮게 유지할 수 있다"며 "고도화된 설비들을 적용할 수 있어 스마트팜 솔루션을 실행하는 데도 적합하다"고 말했다.

높은 천장 높이와 냉수 순환을 비롯해 천장을 자동으로 닫고 개방하는 환기 시스템, 강한 빛을 차단하는 차관 스크린, 빛을 분산하는 산광 스크린, 공조기를 통한 주야간 온도 편차 조절, 습도를 조절하기 위한 배기팬 등 다양한 설비가 베트남의 기후를 극복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었다. 실제로 해가 내리쬐는 오후였지만 온실 안은 오히려 선선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였다.

현재 이곳에서 주력으로 재배하는 작물은 베트남에서도 인기가 높은 한국산 딸기다. 지난해 완공 이후 재배 테스트에서 약 4톤이 생산됐다. 여기서 생산한 딸기는 유통업체와 현장, 농가 체험 등으로 모두 판매됐다.

▲한국형 스마트팜에서 재배 중인 멜론. (베트남 하노이=이해곤 기자)

또 하나 주목할 점은 품종이다. 스마트팜에서 생산하는 딸기는 우리 품종인 '고슬'. 이 고슬은 앞으로 5년간 아페스가 베트남에 독점 공급하고, 이에 따른 사용료를 받을 수도 있게 됐다.

신 법인장은 "스마트팜에서 생산하는 딸기는 한국과 다른 기후환경으로 아직 많은 생산량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지만 품질면에서는 한국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한국의 사계절 품종인 고슬의 전용실시권을 취득해 정식 수입하고 있고, 현지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딸기 모종을 직접 증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아가 이 곳에서는 시기에 맞는 재배 작물의 다양화도 추진 중이다. 현지의 기상 조건에 맞춰 딸기는 10월부터인 겨울 작기에, 여름 작기인 지금은 참외와 멜론 재배에 집중하고 있다.

신 법인장은 "지난해 6월 완공 이후 딸기를 비롯해 멜론과 참외, 토마토, 오이, 고추 등 다양한 작목의 재배테스트를 거쳤다"며 "그 결과 작기에 따라 딸기와 참외, 멜론 생산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영준 아페스 베트남 법인장이 스마트팜에서 재배하는 작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이해곤 기자)

◇현지화 위한 기술 축적에 주력…맞춤형 재배 계획 통해 북부로 확대 추진

하지만 베트남 현지에 스마트팜을 구축하고 운영하는 것이 쉬운 일만은 아니었다. 지금도 전력 생산을 수력에 의존하는 베트남은 전기 요금이 비싸고, 기자재를 수리하고 유지하는 것에도 많은 공을 들여야 한다.

신 법인장은 "한국은 농업용 전기요금 등 차별화되고 보다 저렴하게 스마트팜을 운영할 수 있지만 베트남은 그렇지 않다"며 "초기 구축 당시에도 기자재가 부족해 AS가 지연되기도 했고, 농약이 없거나 숙련 근로자가 없는 것도 어려운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베트남 현지의 반응도 경제성을 해결하는 것이 앞으로 확산의 주된 과제라고 생각하고 있다. 우리 기술로 만든 스마트팜은 5년간 우리가 운영한 뒤 베트남에서 인수하게 된다.

▲부이 꽝 당 베트남농업과학원 국제협과장이 현지 스마트팜 조성 과정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이해곤 기자)

부이 꽝 당 베트남농업과학원 국제협과장은 앞으로 확장 가능성에 대해 "딸기를 비롯한 과수 등 고부가가치 작물 생산을 희망하고 있다"며 "앞으로 5년이 경제효과를 분석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베트남 현지에 구축된 우리 스마트팜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었다. 실제로 이곳은 베트남을 찾는 농업 관계자들이 찾는 필수 경유지로 손꼽히고 있다.

부이 꽝 당 과장은 "베트남 내에서도 전통 재배 농업 방식을 벗어난 첨단 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며 "국내 최대 규모 프로젝트 온실인 만큼 현지 기관과 바이어가 방문해 시연, 비즈니스 상담회가 꾸준히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스마트팜을 운영하는 아페스도 베트남 현지에 맞는 추가 온실 구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 법인장은 "여러 시행착오를 기반으로 맞춤형 재배 계획을 세우고 있다"며 "상대적으로 딸기 재배에 유리한 기후환경인 북부 지역에 딸기 재배를 위한 생산단지 구축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제작지원: 2023년 FTA이행지원 교육홍보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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