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 "예비비 놔두고 추경 논의" 與 "당장 급한데 어느 세월에"...수해 지원 동상이몽

입력 2023-07-20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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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가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야가 수해 지원 방안을 두고 각각 예비비 등 기존예산으로 충당,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주장하면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 가용자원이 있는데 추경 논의를 주장하는 건 시간만 늦출 수 있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에서는 피해가 더 커질 수 있는 만큼 지금이라도 추경 논의를 시작해 폭넓은 예산 확보를 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국민의힘 윤재옥 원내대표는 20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 가능한 자원을 총동원해 지원에 나서고 있다”며 “기재부에서도 필요에 따라 2조8000억 원의 재난목적 예비비뿐만 아니라 일반 예비비 사용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야당이 주장하는 추경 편성 요구에 대해서는 “지금 상황에서 추경안을 편성하고 심사하는 데 시간을 쓰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재난 관련 예산을 시급하게 집행하는 일부터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여당은 재난 대응을 위해 마련된 부처 예산을 비롯한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특별교부세 등을 모두 활용하고, 기획재정부의 예비비까지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면 충분히 당장의 수해 지원은 가능하다고 보는 상황이다. 특히 예비비의 경우에도 국무회의 의결을 통해 집행할 수 있어 집행 전 국회 논의나 별도 승인이 필요없어 빠른 집행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반면 민주당에서는 폭우가 계속 예정된 상황에서 피해 규모가 얼마나 될지 모르기 때문에 추경으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전날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수해가 심각한 경북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속한 피해복구에 더해 추가적 피해방지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해야 할 때”라며 “수해복구와 특히 어려운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추경해야 된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특히 수십조원의 세수 펑크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추경 없이 단순한 수해 복구뿐 아니라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등을 충분히 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편에선 피해규모가 추산되지 않은 상황에서 추경부터 주장하는 게 순서에 맞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한 국회 기재정위원회 소속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에 “피해규모가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 뒤에 예비비 등 빠르게 집행 가능한 예산으로 부족하다는 판단이 있을 경우, 추경을 논의하는 게 순서적으로 맞지 않나 생각한다”며 “정치적 압박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민주당 측에서는 이런 상황을 고려하더라도 민생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추경 논의를 계속해서 미루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양당은 정부는 제외하더라도 수해 지원 태스크포스(TF) 구성이나 수해 지원 관련 법안 처리를 서두르자는 데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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