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예천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숨진 고 채수근 상병 분향소가 마련된 포항 해병대 1사단 내 김대식관에서 채 상병의 어머니가 아들의 사진을 어루만지며 울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유가족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예천 수해 실종자 수색에 투입됐다가 내성천 급류에 휩쓸려 숨진 해병대 고(故) 채수근(20) 상병(일병에서 상병으로 추서)은 전북도 소방본부에서 27년을 몸담은 소방대원의 외아들이었다.
1990년대 중반에 임용된 채 상병의 부친(57)은 현재 남원 지역 안전센터에서 소방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소방위 계급인 부친은 사명감이 투철한 사람으로 주위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고 소방 당국은 전했다.
부친은 아내와의 결혼 생활 10년 차에 어렵게 외아들을 품에 안았다.
고향이 전북 남원인 채 상병은 전주에서 대학에 다녔다. 대학 1학년을 마치고 해병대에 입대해 5월 수료식을 치렀다.
해병대 1사단 포병대대 소속인 채 상병은 전날 오전 9시 3분께 예천 내성천 보문교 일대에서 전우들과 수해 실종자 수색 도중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고 끝내 주검으로 발견됐다.
부친은 아들의 사고 소식을 접한 직후 아내와 전북 남원에서 경북 예천까지 245㎞ 거리를 곧장 달려왔다. 부친은 채 상병과 18일 마지막 2분의 전화 통화를 나눴다고 한다.
그는 “내가 걱정돼서 저녁에 전화했는데 어제. 2분 딱 통화를 했어. 물 조심하라고. 아이고 나 못 살겠네” 물 조심하라던 현직 소방대원인 아버지의 당부는 ‘아빠와 아들’의 마지막 통화가 됐다.
유족들도 “구명조끼만 입혔어도…”라며 억장이 무너지는 것 같은 비통함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