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 수혜 등으로 영업이익률 호조
SK에너지, 에쓰오일(S-OIL), GS칼텍스 등 정유 3사의 올해 1분기 실적이 발표됐다. 이번 실적발표에서 정유사들은 지난해 말 적자를 냈던 것과는 반대로 실적이 크게 개선됐다.
이는 수요 감소로 매출액은 줄었지만 환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특히 석유화학부문 시황이 호조세를 보이면서 영업이익률이 커져 실적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12일 정유업계에 따르면 SK에너지, 에쓰오일, GS칼텍스의 올해 1분기 매출액은 17조120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조3841억원보다 19.9%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지속되어온 경기침체 상황을 감안하면 선방했다는 게 시장의 전반적인 평가다.
영업이익은 시장의 예상을 웃돌면서 정유사들이 웃었다. 이들 정유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55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44% 급증했다.
이러한 올해 1분기 영업이익 급증은 석유화학부문의 실적이 개선된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SK에너지는 올해 1분기에 석유화학 부문에서 1294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지난해 1분기의 291억원보다 4배 이상 급증했다.
SK에너지 관계자는 "화학사업은 지난해 최악의 시황을 경험했으나 올해 1분기에는 중국의 경기 부양정책에 따른 수요회복 등에 힘입어 작년 한해 동안 화학사업에서 올렸던 영업이익과 비슷한 규모의 영업이익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GS칼텍스도 1분기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 1901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급증했다. 특히 1분기 정유부문의 영업이익 1185억원보다도 높은 실적을 거뒀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분기 58억원 적자에서 올해 1분기 770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석유화학부문의 영업이익 상승은 영업이익률 상승으로까지 이어졌다.
SK에너지의 1분기 석유화학부문 영업이익률은 7.19%로 한자릿수에 그쳤지만 GS칼텍스는 26.6%, 에쓰오일은 27.9%로 각각 20%대가 넘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한 정유사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 부양정책으로 인한 수요 증가, 석유화학제품의 시황 개선, 환율상승에 따른 수출채산성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화학사업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유3사의 올해 1분기 전체 영업이익률도 작년보다 개선됐다.
SK에너지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 8.0%로 지난해 같은기간의 4.2%보다 2배 가까이 높아졌으며 GS칼텍스도 작년 1분기 3.2%에서 올해 1분기 5.9%로 2배 가까이 올랐다.
에쓰오일은 지난해 1분기 6.5%에서 올해 10.6%로 증가하면서 10%대를 넘어섰다.
한편 2분기 이후에도 이같은 실적개선이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반응이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수요 증가와 시황개선으로 1분기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거뒀으며 2분기에도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면서 "다만 원화강세로 인해 고환율 수혜가 점차 사라지고 있는데다가 중동지역의 공급물량이 언제 시장에 나올지 몰라 향후 전망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