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금통위 앞두고 최대 변수 가계부채인데…” 6월 은행권 가계대출 ‘사상 최대’

입력 2023-07-12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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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가계대출 6조 증가…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
은행권 주담대 증가세도 확대
부동산 시장이 영끌족 꺠웠나

(그래픽=신미영 기자 win8226@)

“가계대출이나 부동산대출이 늘어난 데 굉장히 유의하고 있다. 금리 수준이 상당히 올랐음에도 최근 늘어난 것이 미시적 지원책에 의한 단기 현상인지, 추세적으로 자리잡을지 지켜보고 있다.” (6월 19일 ‘2023년 상반기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설명회’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발언)

13일 예정된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하게 점쳐지고 있는 가운데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이 1062조3000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찍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이 한 달 만에 7조원이나 급증했다. 3년 4개월 만에 가장 큰 증가 폭이다. 금융당국은 아직 주택시장 투기수요로 인한 과열을 우려할 정도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하지만 금통위원들이 가계부채에 대한 걱정어린 시선을 보내는 점을 고려하면 파장은 생각보다 클 수도 있다. 주택 규제 완화로 인해 부동산 시장이 꿈틀거리면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족이 되살아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연체율이 치솟는 가운데 빚은 갈수록 늘어나면서 가계부채 문제가 하반기 금융위기를 촉발시킬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은행이 12일 발표한 ‘6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1062조3000억 원이다. 잔액 기준 역대 최대다. 한 달 전 대비 5조9000억 원 늘어난 것으로 석달 연속 증가세다. 또한 2021년 9월 이후 1년 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증가세다.

전체 금융권으로 넓혀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뚜렷했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이 이날 공개한 ‘2023년 6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권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 잔액도 지난달 3조5000억 원 늘었다. 3개월 연속 증가다.

가계대출 급증을 견인한 것은 주담대다. 전달보다 7조 원이나 불어났다. 정부가 분석한 주담대 폭증 원인은 부동산 규제 완화에 따른 주택 거래량 회복과 역전세난으로 임차보증금을 반환하려는 임대인의 대출 수요가 몰린 영향이다. 실제 지난달 수도권의 주택 거래량은 2만 4000건으로 1월(1만건)에 비해 2.4배 늘어났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특례보금자리론 공급, 주담대 규제 완화 등이 더해져서 작년에 부진했던 주택 거래량이 연초부터 늘어나고 있다”며 “주택거래량 증가는 2∼3개월 시차를 두고 은행 주담대 증가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동안 주춤했던 가계대출이 최근 증가세를 이어가면서 디레버리징(부채 축소) 흐름도 둔화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은 금통위를 앞두고 사상 최대의 가계부채 잔액이 공개되면서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도 영향을 끼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미국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올릴 수 있는 의지를 나타낸 데다 통화긴축 기조를 앞세워며 추가 상승의 가능성은 내비친 상황이다.

금통위원들은 특례보금자리론을 꼽아 가계부채 축소에 걸림돌로 지적하기도 했다. 특례보금자리론은 고정금리에 만기 50년까지 가능한 정책모기지 상품이다. 올해 상반기 특례보금자리론의 유효 신청금액은 28조2000억 원(약 12만 건)이다. 이미 공급목표의 71%를 채울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기업대출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6월 말 기준 은행 기업대출 잔액은 1210조1000억 원으로 전달보다 5조5000억 원 늘었다. 7조8000억 원이 늘어난 5월보다 증가폭은 줄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은 각각 2조4000억 원, 3조1000억 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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