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진법 VS 소급법 싸움 그만" 보험사 CEO 소집해 중재나선 금감원

입력 2023-07-11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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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RS 적용' 방식 놓고 논란 격화
금감원 '자율적 선택' 입장이지만
업계는 "전진법 적용 유도"로 해석

새 회계기준(IFRS17) 도입에 따른 가이드라인의 회계 적용 방식을 두고 보험사간 논란이 격화하자 금융감독원이 중재에 나섰다. 진흙탕 싸움으로 번진 보험사간 혼란을 잠재우기 위함으로, 이명순 수석부원장이 직접 나서 보험사별 의견을 청취했다.

1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날 오후 이 수석부원장을 주재로 손해보험 6개사(삼성화재, 메리츠화재, DB손해보험, KB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현대해상) 최고경영자(CEO)를 소집해 비공개 회의를 진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수석부원장을 주재로 진행하는 비공개 회의”라며 “회계적용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어 외부에서 얘기하는 것 보다 직접 얘기하며 소통하자는 차원으로 보험사들의 요청을 들어보고, 들어줄 건 들어주겠다”고 했다.

앞서 금감원은 올 1분기 보험사 실적이 예상보다 크게 오르자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실손의료보험, 무·저해지 보험 해약률 가정 등 내용이 포함된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문제는 해당 가이드라인의 2분기 도입을 두고 회계처리상 전진법이냐 소급법이냐 보험사간 의견이 갈린다는 점이다.

전진법은 회계상 변경 효과를 당해년도 및 그 이후 기간의 손익으로 전액 인식하며, 소급법은 회계상 변경 효과를 과거 재무제표에 반영해 당기에 미치는 영향을 축소하는 방식이다. 대체적으로 전진법을 적용하면 1분기보다 실적이 크게 떨어져 보일 수 있고, 소급법을 적용하면 1분기와 2분기 실적에 같이 적용돼 차이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금감원은 보험사들이 회계법인과 논의를 거쳐 적용 방식을 자율적으로 선택하라는 입장이지만 가이드라인이 갖는 의미가 정책이 아닌 회계 추정치의 변경이라는 입장은 고수하고 있다. 사실상 전진법 적용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실손보험 비중이 적은 생명보험사들은 모두 전진법 적용을 준비하고 있다. 다만 손해보험사에서는 의견이 갈린다. 삼성화재와 메리츠화재는 전진법, 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 등 나머지 손보사는 소급법을 주장하고 있다.

전진법을 주장하는 손보사는 원칙에 따라 전진법이 맞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K-IFRS 제1008호에 의거 회계 추정치의 변경일 경우 회계처리는 전진법 적용이 원칙이다. 회계상 변경 효과를 당해년도 및 그 이후 기간의 손익으로 전액 인식하는 게 골자다.

소급법을 주장하는 손보사들은 비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자율로하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해당 손보사 관계자는 “재무제표의 신뢰도를 높일만한 방법을 회계법인 계리법인이랑 논의 중”이라고 했다. 소급법을 쓰면 회계처리 잘못을 인정하는 셈이 되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이들 손보사들이 소급법을 주장하는 건 전진법으로 변경시 수천억 원씩의 계약서비스마진(CSM)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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