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형마트 국산 수산물 판매 ‘진퇴양난’

입력 2023-07-05 16:00수정 2023-07-05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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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일본 정부가 올 여름 오염수를 내보낼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대형마트업계는 오염수 방류 이후 국내산 수산물을 두고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5일 본지 취재 결과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들은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이후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있어 대책을 고심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소비자들이 국내산 보다 수입 수산물을 더 찾게 되면 수입산 비중이 늘어날 수 있다. 하지만 어민들의 생존을 위해 정부가 국내산 수산물 소비 활성화 등에 나설 경우 마냥 수입산에 의존하기는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대형마트에서 판매되는 수산물의 30~50%가량은 수입산이다. 업계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기피현상이 나타나고, 일본과 지리적으로 먼 대서양이나 지중해 등 수입산 물량이 증가할 것으로 본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삼면이 바다인데 그 중 하나인 동해에 대한 불신이 생기면 전체 국내산 수산물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생길 수밖에 없다”며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알 수 있겠지만 국내산 수요 위축은 당연한 수순이고 수입산 비중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정부는 국내 수산물 소비 위축을 막기 위해 3000억 원가량의 예산을 마련했다. 약 7만 톤의 정부비축과 민간수매에 2904억 원, 지역수산물 소비촉진 행사에 30억 원 등이 투입될 예정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 오유경 처장은 국내 유통단계 수산물의 안전관리 현황을 점검하기 위해 5일 목포시 청호수산시장 방문했다. 오 처장은 “우리 국민이 수산물 안전에 대해 불안감을 갖지 않도록 식약처는 수입 수산물 뿐 아니라 국내 유통 수산물에 대해서도 방사능 등 유해물질 안전관리를 더욱 철저히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업계에선 오염수 방류로 국내산 소비가 줄면 정부가 관련 예산을 더 풀고 대형마트에도 국내산 판매 비중 확대를 압박할 것으로 봤다. 대형마트업계는 프로모션을 통해 국내산 판매를 늘리기 위해 나설 수밖에 없지만, 소비자 불신은 그대로일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오염수 방류가 이뤄지면 정부에서 할인행사를 하라는 식으로 엄청난 압박이 들어올 것”이라며 “국내 어민을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고 그만큼 프로모션도 많이 하겠지만 고객들이 대형마트를 ‘오염된 수산물을 파는 곳’으로 인식을 갖고 기피하는 악순환이 생실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다만 현재까지는 수산물 매출 하락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롯데마트·이마트·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3사는 “올해 수산물 판매 변동폭은 1~2% 수준으로 유의미한 수준이 아니다. 오염수 방류에 따른 매출 감소가 아직까지는 없다”고 했다.

또 업계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당시 방사능이 누출됐을 때 발생했던 전체 수산물 수요 감소 현상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본다. 업계 관계자는 “2011년은 방사능이 샌 것이고 지금은 방사성 물질을 포함한 물을 정화한 것이기 때문에 케이스가 달라 수요 자체가 위축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마트업계는 오염수 방류와 관련 소비자 불안을 불식시키기 위해 방사능 검사 확대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주요 포구별 샘플에 대해 분기별로 1회 진행하던 수산물 안전성 검사를 주 4회로 확대했다. 이마트는 물류센터에서 간이 방사능 기기로 한 차례 검사한 뒤 다음날 상품 안전센터에서 정밀기기로 추가 검사를 진행한다. 홈플러스는 올해 하반기부터 물류센터에서 자체 방사능 검사를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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