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식용유로 하늘 난다…정유업계, SAF 도입 앞두고 ‘동분서주’

입력 2023-07-0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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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EU, 세제 혜택 등 사용 독려
정유업계, 로드맵 세우고 상용화
“항공유보다 5배 비싸…요금 오를 것”

▲대한항공 여객기가 이륙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항공)

글로벌 탄소중립 시대가 다가오면서 국내 정유업계가 지속가능 항공유(Sustainable Aviation Fuel, SAF) 개발과 상용화에 나섰다. 점차 강화되는 국제 환경 규제에 대응해 실증 비행을 수행하고 SAF 도입을 위한 제반 인프라와 환경 조성에 협력할 방침이다.

SAF는 항공기 운항으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줄이는 데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 석유나 석탄 등 기존 화석 자원이 아닌 동·식물성 기름, 해조류, 도시 폐기물 가스 등 친환경 원료로 만들어지며 탄소 배출량을 최대 80%까지 줄일 수 있다.

1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미국과 유럽연합(EU)을 비롯한 주요 국가들은 SAF 사용을 늘리는 추세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발효에 따라 올해부터 SAF 사용에 세제 및 보조금 혜택을 주고 있다. EU는 2025년부터 기존 항공유에 SAF를 최소 2% 이상 섞도록 의무화하는 등 SAF 사용을 독려하고 있다.

우리 정부와 기업도 SAF 상용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다음 달부터 국제선 항공기와 선박을 대상으로 한 바이오 연료 실증 연구를 시작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속한 시일 내 국내 상용화를 추진한다.

GS칼텍스는 하늘 위 탄소 저감을 위한 SAF 실증을 개시한다. 지난달 29일 대한항공과 업무 협약을 맺은 GS칼텍스는 인천발 국제선 항공편에 사용하기 위한 바이오 항공유를 제공한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사용할 SAF 도입에 관한 기준을 마련할 방침이다.

SK이노베이션은 2027년까지 울산콤플렉스(울산CLX)에 SAF 생산 설비를 구축한다. 지난해 7월 미국 펄크럼 바이오에너지에 2000만 달러(약 260억 원)를 투자했으며 생활 폐기물을 활용한 합성 원유 생산에 성공했다. 이밖에 지난해 10월 액체연료 합성 공정 기술을 보유한 미국 인피니움에 투자하는 등 이퓨얼(e-fuel) 기술을 확보해 직접 생산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화이트 바이오 사업의 로드맵을 수립했다. 1단계로 올해 대산 공장 1만㎡ 부지에 연산 13만 톤 규모 차세대 바이오디젤 제조 공장을 건설한다. 내년까지 대산 공장 내 일부 설비를 연산 50만 톤 규모 수소화 식물성 기름(HVO) 생산 설비로 전환할 예정이다. 3단계에서는 2026년까지 글리세린 등 화이트 바이오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 케미컬 사업을 추진한다.

에쓰오일은 기존 석유 정제 공정에서 바이오 기반 원료 및 폐플라스틱 열분해유와 같은 대체 원료를 원유와 함께 처리해 휘발유, 등유, 경유, 나프타를 생산하는 실증 사업을 시행한다. 이를 통해 기존 연료유, 석유화학 제품과 같은 품질이지만 탄소 집약도가 낮은 제품 및 중간 원료를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SAF 도입이 무조건 긍정적 측면만 있는 것은 아니라고 입을 모은다. 가격이 비싼 데다 여러 면에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이유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SAF의 가격이 일반 항공유 가격보다 5배 정도 비싸고 아직 초기 시장인 만큼 공급이 원활하지 않다”며 “무리하게 SAF를 도입할 경우 항공 요금 인상 등 고객 부담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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