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소중립·경기 개선 기대감·공급 차질에 ‘닥터 쿠퍼’ 가격 ↑

입력 2023-06-27 15:1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게티이미지뱅크)

실물경제 선행지표로 ‘닥터 쿠퍼’라고도 불리는 구리 가격이 최근 들어 상승하면서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DEX 구리선물(H)’와 ‘TIGER 구리실물’ 등 ETF 종목은 이달 들어 26일까지 각각 4.62%, 3.79% 상승했다.

같은 기간 ‘ACE KXR 금현물’(-3.01%), ‘TIGER 금은선물(H)’(-2.51%), ‘ACE 골드선물 레버리지(합성 H)’(-4.05%) 등 금·은 관련 ETF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올해 경기 둔화 우려로 하락했던 구리 가격은 최근 들어 상승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26일(현지시각) 기준 구리 선물 3개월물 가격은 1톤당 8475달러로 지난달 24일 톤당 7909달러 대비 7.15%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구리 가격 상승 요인으로 △경기 회복 기대감 △탄소중립 관련 구리 수요 증가 전망 △구리 공급 차질 등을 꼽는다.

경기 회복 기대감은 중국을 중심으로 커지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20일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LPR)를 3.55%, 5년 만기 LPR을 4.2%로 각각 0.1%포인트씩 내렸다. LPR은 중국 시중은행 18곳의 최우량 고객 대상 대출금리로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한다.

중국 경기 회복세가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중국 정부가 기준금리 인하를 시작으로 강력한 경기 부양책을 펼칠 수 있다는 기대감에 따라 구리 수요 상승 전망으로 이어진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중국 리오프닝이 가시화됐던 올해 1월 구리 선물 3개월물 가격은 톤당 9356달러를 기록하는 등 높은 수준에 형성된 바 있다.

탄소중립 달성 과정에서 구리의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수요를 늘린 요소로 평가된다. 재생에너지와 전기차 등을 보급하기 위해서 요구되는 전기동으로 구리가 쓰이기 때문이다. 박광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탄소중립 달성 과정에서 구리 수요가 증가할 것이라는 믿음이 확산되고 있다”고 짚었다.

공급 차질 이슈도 있다. 세계 구리 광산 생산 1위 국가인 칠레에 폭우와 홍수가 발생해 주요 광산 조업이 일시적으로 중단됐기 때문이다. 이종형 키움증권 연구원은 “주요 광산업체들의 광산 조업 일시 중단에 따라 단기적인 구리 생산차질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향후 구리 가격 추이는 국제 정세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바그너그룹의 러시아 쿠데타 실패 이후 구리 가격은 소폭 내림세를 보였고, 최근 구리 광산 기업들이 잇달아 구리 광산 투자계획을 발표해 장기적으로 공급도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의 경기 회복 수준에 달렸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소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구리 등 비철금속 가격은 중국 리오프닝 이후 수요 회복 기대감으로 2022년 11월 이후 상승했으나 최근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및 중국 수요 회복 강도 불확실성에 따라 하락했다”며 “가격이 상승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기회복 여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