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타강사, 독이 된 돈자랑”…‘사교육 카르텔’ 선전포고 [이슈크래커]

입력 2023-06-25 09:23수정 2023-08-21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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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의 초고난도 문항, 이른바 ‘킬러 문항’ 배제 한 마디에 학원가는 초긴장 분위기입니다. 특히 윤 대통령은 대형 입시학원이나 일타강사들이 킬러문항으로 수험생과 학부모의 불안심리를 자극해 과도한 수익을 올린다며 분노했는데요. 이에 불똥은 일타강사 소득 논쟁으로 번지는 모양샙니다. 그간 일타강사들은 ‘고연봉=실력’이라며 자신들의 부(富)를 자랑해왔는데요. 정부와 여당의 연일 계속된 공격에 상황은 순식간에 역전됐습니다.

이번 정책 방향의 옳고 그름을 떠나, 사교육 중심의 비정상적 교육 풍토 속에서 억대 연봉을 챙겨온 강사들에 대한 비난 여론이 커지고 있는 건데요. 여기에 ‘킬러 문항’논란으로 생긴 빈틈을 노린‘준킬러 문항’으로 수험생과 학부모를 또 다시 사교육계로 끌어들이려는 이들의 발빠른 대처(?)에 대한 거부감도 큰 상황입니다. 이에 정부는 ‘불안마케팅’에 나선 학원가에 불법 사교육 등 집중단속을 선포하며, 전면전을 선언했습니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6월 모의평가가 치러진 1일 서울 용산고에서 학생들이 시험 준비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킬러문항’ 이어 ‘일타강사’ 저격…학원가 ‘뒤숭숭’

수능 수학영역 현우진 강사는 윤 대통령의 ‘킬러 문항’ 발언 직후 자신의 SNS에 “애들만 불쌍하다”는 의미심장한 발언을 남겼습니다.그러면서 “9월(모의평가)하고 수능은 어떻게 간다는 거냐”며 “지금 수능은 국수영탐 어떤 과목도 하나 만만치 않고, 쉬우면 쉬운 대로 어려우면 어려운 대로 혼란인데 정확한 가이드를 주시길(바란다)”라고 했습니다.

현 강사의 발언은 오히려 역풍을 맞았습니다. ‘컬리문항’의 최대 수혜자가 전면에 나서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 과연 맞느냐는 지적에서였습니다.

그간 현 강사는 자신의 높은 연봉을 수없이 자랑해왔는데요. 연간 소득세로만 130억 원을 낸다는 사실을 공개하기도 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호화로운 일상 사진도 게재해왔습니다.

지난해 더 펜트하우스 청담을 매입하며 250억 원을 현금으로 완납, 억대 시계를 착용한 채 수업에 나선 모습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습니다. 현 강사뿐만이 아닙니다. TV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한 정승제 수학 강사는 연봉을 묻는 질문에 “100억 원보다 위”라고 답해 출연진의 부담을 사기도 했는데요. 이지영 사회탐구 일타강사도 “2014년 이후 연봉이 100억 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고 말하며 라이브 방송 중 100억 원 이상의 잔액이 있는 계좌를 인증하기도 했습니다.

그렇다면 이들은 어떻게 이렇게 많은 연봉을 받는 것일까요. 실력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는 냉혹한 시장인 만큼 강사의 월급은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평균적인 일타 강사의 연봉 수준은 100억 원대로 추산합니다. 실력에 따라 수입이 결정되는 만큼 주로 학생들이 학원이나 인터넷강의(인강) 사이트에 지불한 강의료 일부를 일타 강사가 챙기는 정률제 방식으로 정해집니다. 수익 배분 비율은 인강이냐 현장 강의(현강)이냐에 따라 다르다고 하는데요. 대치동에서는 ‘현강 정원 250명’이 일타 강사 기준으로 통하는데 수강료는 주1회당 7만~8만 원씩 월 30만원 정도로 일타 강사는 보통 매월 8개 이상 강의를 진행합니다. 단순 계산으로 월급 약 3억 원, 연봉 30~40억 원을 버는 셈입니다.

▲(연합뉴스)
이제는 ‘어삼쉬사’…사교육 카르텔 고강도 단속 나선다

일부 강사들이 수백억 원을 버는 현재의 사교육 시장이 과연 정당하고 제대로 된 것인가라는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나온 가운데 일은 또 다시 돌파구 마련에 나섰습니다.

‘킬러 문항’이 사라진 곳엔 어느새 ‘준 킬러 문항’이 등장한 것입니다. 사교육 업체들은 킬러 문항이 안 나온다니 ‘준 킬러 문항’에서 판가름 난다며 홍보를 시작했습니다. 벌써 대치동 학원가 등 사교육 업체들은 달라질 수능에 대비해야 한다며 ‘준킬러문항’ 설명회를 열고 있다고 합니다.

한 입시전문가는 이제는 ‘어삼쉬사’가 등장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어삼쉬사’ 즉 어려운 3점, 쉬운 4점이 등장해 흔히 말하는 킬러는 난도가 약해지지만 준킬러가 학생들을 괴롭힐 것이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학원이 ‘준킬러 마케팅’에 돌입하자 정부도 대대적으로 칼을 빼들었습니다. 정부는 26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2주간 사교육 이권카르텔·허위과장광고등 부조리 의심 사례에 대한 집중 신고 기간을 운영하며 대대적인 학원가 점검을 예고했습니다. 범부처 차원의 단속이 예고되기도 했는데요.

특히 수능 출제위원들이 비밀 서약을 깨고 출제위원 경력을 ‘입시 전문가’란 광고판으로 쓰는 사례 등을 집중적으로 잡아낼 것이라고 하는데요. 수능 출제위원이 학원을 운영하거나 입시 관련 허위과장광고, 과다한 수강료나 교재비, 모의고사비 등이 모두 신고 대상입니다.

정부는 이와 함께 수능 관련 내용을 포함한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다음 주 월요일 내놓을 예정입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당정은 현재 문제되는 일부 수능 전문 대형 입시 학원의 사교육 카르텔에 엄정 대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면서 “이와 함께 사교육비를 줄일 수 있도록 자기 주도 학습·교과 보충·입시 준비 등의 지원을 집중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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