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명적 상황 가능성 있어”…타이태닉 잠수정, 탑승객에 면책 서명 받았다

입력 2023-06-22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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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6월 잠수정을 소유한 미국의 해저탐사 업체 ‘오션게이트 익스페디션’이 공개한 잠수정 사진. 연합뉴스
실종된 타이태닉호 관광 잠수정을 운영하는 회사가 탑승객들을 대상으로 ‘사망하더라도 책임지지 않는다’는 내용의 면책 서류에 서명을 하도록 한 사실이 전해졌다.

2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BBC 등에 따르면 잠수정 ‘타이탄’을 타고 심해에서 타이태닉호를 관광하는 사람들은 ‘사망’이라는 단어가 최소 3번은 적힌 면책 서류에 서명해야 했다. 지난해 7월 ‘타이탄’을 타고 타이태닉호를 둘러봤다는 유명 애니메이션 ‘심슨가족’의 작가 마이크 리스(63)는 “마음 한구석에 항상 죽음이 있었다”며 “잠수정을 타기 전에 서명한 면책서류의 첫 장에만 ‘사망’이라는 단어가 세 번이나 언급돼 있었다”고 말했다.

탑승객들은 ‘사망’ 위험성에 대한 사전 경고만 받았을 뿐 특별한 안전훈련은 받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타이태닉호를 관광했던 또 다른 탑승객인 CBS 방송기자 데이비드 포그도 사망 위험성을 경고한 면책 서류에 서명했다고 전했다. 포그 기자는 “면책서류에는 여덟 가지 방식으로 사망이나 전신 불구가 될 수 있다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고 말했다.

극단적인 내용이 면책서류에 포함됐음에도 포그 기자는 운영사인 오션게이트의 안전성을 믿었기 때문에 해당 서류에 서명을 했다.

그러나 잠수정의 안전성 문제는 오션게이트 안팎에서 여러 차례 제기된 것으로 전해진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오션게이트에 탑승자 보호를 위해 전문기관의 감독하에 시제품을 테스트할 것을 권고했지만 오션게이트는 이를 무시했다. 오션게이트가 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사실을 면책서류에 적시한 뒤 탑승객들의 서명을 받아 책임을 회피한 것 아이냐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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