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한결 개선된 국내 금융시장 여건을 반영, 시장 참가자들의 숏 마인드가 시장을 지배한 영향으로 하루 만에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날 원ㆍ달러 환율은 전일 종가보다 14.70원 떨어진 1262.3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특히, 종가 기준으로 올들어 최저치다.
환율은 이날 국내증시 상승 및 이를 주도한 외국인 순매수 기조 유지 등 전반적인 시장 투자 심리의 개선에 힘입어 내림세를 보였다는 게 서울환시 참가자들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특히, 뉴욕증시가 전날 민간 부문 고용창출이 예상외로 긍정적으로 나왔고 금융권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분위기로 상승 마감한 영향이 가장 컸다.
개장전 역외 선물환 하락분과 4월 국내 외환보유액 증가세 지속 소식으로 하락 출발이 예고됐던 원ㆍ달러 환율은 이날 12.00원 내린 1265.00원으로 첫 거래를 체결한 이후 장 중 내내 하락세를 유지했다.
이후 코스피지수가 1400선 안착에 성공함에 따라 NDF시장 참가자들도 국내 금융시장의 마켓 리스크가 점차 감소세로 접어들었다는 판단에 위험자산 선호 쪽으로 기울며 환율 하락에 베팅하는 모습을 보였다.
은행권 참가자들도 역외의 매도 포지션 설정 영향으로 달러화 추격 매도에 나서며 환율 낙폭은 더욱 가팔라졌고, 장중 1250원대 후반까지 밀려나기도 했다.
국내 금융시장의 펀더멘탈 역시 외화유동성 개선 전망 및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의 하락세 지속으로 점차 견고해지는 모습을 띠고 있어 환율에 하락 압력을 가했다는 분석이다.
환율은 오후들어 코스피지수가 반등세를 지속한 데 따른 기관의 차익 실현성 매물로 재차 1300선 후반으로 밀리는 양상을 보이자 낙폭을 줄이는 모습을 연출했다.
그러나 환율은 이날 서울환시 전반에 드리운 하락 기대감이 장 마감 시점까지 지속됐고 수출입 업체간 달러화 수급 여건도 네고 물량이 결제 수요를 압도하는 양상을 보임에 따라 재차 낙폭을 확대, 하락 마감했다.
김성순 기업은행 차장은 "비록 미 금융권의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와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결정이라는 시장 불확실성이 남아있지만 최근 서울환시의 전반적인 투자 심리는 달러화 숏 마인드가 우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차장은 "역외도 밤사이 글로벌 외환시장내 달러화 약세 기조를 반영했고 국내증시의 추가 반등 영향으로 달러화 매수보다 매도쪽으로 기운 모습"이라며 "국내 외화유동성이 개선되고 있다는 시그널이 잇따라 감지되는 점 또한 환율 방향을 아래로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경팔 외환선물 금융공학팀장도 "서울환시 참가자들이 조만간 대외 이벤트를 앞두고 뚜렷한 포지션 설정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금융시장 회복 기대감을 반영, 환율 방향을 위보다 아래 쪽에 두고서 장세 대응에 나섰다"고 평가했다.
다만, 정 팀장은 "환율이 최근 단기간에 급락한 만큼 전날과 같은 자율 조정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다는 점에 유념해야 한다"며 "당분간 시장 참가자들은 환율의 단기 고점을 1300원으로, 저점은 1250원으로 잡고 서울환시에 참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김명실 현대선물 금융공학팀 주임은 "차후 발표될 미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및 부실자산 확대 등 잇따른 금융기관 건전성 저하 요인들과 돌발 악재에 시장이 어떻게 받아들이냐에 따라 변동 폭과 방향성이 결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