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엔저·美 금리동결·반도체 호황 기대감에…일학개미, 관련 ETF 사모은다

입력 2023-06-1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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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상장 반도체·미국장기국채 ETF에 국내 투자자금 몰려
매력 커진 ETF에 역대급 엔저로 향후 환차익 노리는 흐름
"일본 엔화, 연말 오름세 보일 가능성 커"

(로이터/연합뉴스)

반도체 업종 호황 기대감과 미국 기준금리 동결 기대감과 함께 엔저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일본 증시에 상장된 미국 국채 혹은 반도체 관련 상장지수펀드(ETF)를 사 모으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15일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5월 초부터 이달 14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이 일본 증시에서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일본 반도체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 엑스 재팬 반도체(GLOBAL X JAPAN SEMICONDUCTOR)’ ETF로, 2648만 달러(약 339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반도체 업종은 최근 부진한 상황이지만,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 기대감과 올해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인식에 따라 국내외에서 오름세를 보이는 중이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이미 시장의 관심은 2024년 메모리 턴어라운드나 그 이후가 될 것”이라며 “실적은 이미 저점을 지났고, 올해 4분기 메모리 가격 반등과 1분기 흑자전환을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두 번째로 많이 사들인 일본 증시 종목은 미국 장기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 헷지(ISHARES 20+ YEAR US TREASURY BOND JPY HEDGED)’ ETF로, 순매수액은 2306만 달러(약 295억 원)였다.

미국 장기채는 최근 미국 기준 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면서 투자 매력이 커졌다. 국채 가격은 금리가 떨어지면 상승한다. 실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14일(현지시각) 6월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기존 5.25%로 동결했다.

국내투자자가 3번째로 많이 사들인 아식스 순매수액은 424만 달러(약 54억 원)에 불과했다. 반도체, 미국 장기국채에 투자하는 ETF들에 압도적인 매수세가 몰린 것이다.

유독 일본 내 ETF로 돈이 몰린 이유는 5월 들어 엔저 현상이 다시 두드러지기 시작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엔화 환율은 4월 26일 1004원대까지 올랐으나 이후 다시 약세로 전환했다. 이달 15일 오후 2시 기준 907원대를 기록 중이다. 근 5년래 최저 수준이다.

엔화 약세 국면에서 일본 증시에 직접 투자해 향후 엔화가 평가절상하면 환차익까지 얻기 위한 투자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거래액은 3억2554만 달러로 2021년 3월(4억5497만 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순매수액도 3442만 달러로 2021년 4월(4217만 달러) 이후 최다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 엔화 가치가 연말로 갈수록 오름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 중이다.

최보원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연말에 접어들수록 일본은행(BOJ)의 금융정책 정상화 부담이 커지고, 엔화 가치 상승 압력도 강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에 일본 대형 수출주와 반도체 관련주에 일시적 되돌림이 나타날 수 있으나, 업황 개선이 증시 하방 압력을 상쇄하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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