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더리움 증권 아니다”…리플 소송 핵심이라는 ‘힌먼 연설’ 공개

입력 2023-06-14 15:39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힌먼 연설'로 알려진 윌리엄 힌먼 전 SEC 기업금융국장의 2018년 연설 내용을 13일(현지시각) 공개했다. (출처=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홈페이지)

리플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간 소송의 핵심이라고 알려진 윌리엄 힌먼 SEC 전 기업금융국장의 연설문 및 관련 이메일이 공개됐다. 공개된 문서에서는 힌먼 전 국장이 “이더리움은 증권이 아니다”라고 한 발언과 함께, 해당 연설문을 준비하는 과정에 SEC의 임원들이 교환한 의견 등이 담겼다. 국내 전문가는 이번 문서 공개가 ‘리플 소송’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는 있지만, 가상자산의 증권성 판단에 대해서는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13일(현지시각) ‘힌먼 연설’로 알려진 윌리엄 힌먼 전 SEC 기업금융국장의 연설문 및 관련 이메일 등을 공개했다. ‘힌먼 연설’은 3년간 이어진 ‘리플 소송’에서 핵심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주목받은 증거 자료다.

공개된 연설문에 따르면 힌먼 전 국장은 ‘2018년 야후 파이낸스 올 마켓 서밋’에서 “이더리움의 현재 상태와 분산된 구조로 봤을 때, 현재 이더리움의 제공과 판매는 증권 거래가 아니”라고 말했다. 연설 내용은 당시 가상자산 사업자들이 네트워크가 ‘충분히 분산’된다면 증권이 아니라고 판단할 여지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연설문에는 가상자산은 대부분 증권이 될 수 있고, 유틸리티 토큰이라는 이름을 붙인다고 해서 가상자산이 증권이 아닌 것은 아니라는 내용이 함께 포함됐다.

또한 함께 공개된 연설문 초안 작성에 관련된 이메일에서는 연설에 대한 지지나 연설 내용에 대한 우려 등 SEC 내부의 일관되지 않은 반응 등이 담겨있다. 실제로 SEC는 문서들을 공개하면서 “연설은 개인의 의견이고, 반드시 SEC의 의견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스튜어트 알데로티 리플 CLO(최고법률책임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힌먼 연설에 대한 의견을 공유하며 "힌먼 연설은 가상자산 증권성 판단에서 다신 언급돼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출처=스튜어트 알데로티 리플 CLO 트위터)

이를 두고 스튜어트 알데로티 리플 CLO(최고법률책임자)는 자신의 트위터에 “SEC가 공식 의견이 아닌 힌먼의 ‘법적 근거 없고 자의적인 분석’을 가이드라인으로 알렸다”면서 “힌먼 연설은 가상자산 증권성에 대한 진지한 토론에서 다시는 언급되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다. 친 리플 변호사인 존 디튼 역시 코인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힌먼 연설이 시장 혼란을 야기했고, 시장 참여자들이 기존 규제에 따라 금지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하는 데 방해가 됐다는 리플의 주장에 힘이 실릴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문 코빗리서치센터장은 이번 ‘힌먼 연설’ 공개가 리플 소송에는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으나, 가상자산 증권성 판단에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 센터장은 “리플의 두 가지 주장은 ‘리플은 증권이 아니다’와 ‘증권으로 판단되더라도 SEC가 이에 대해 공정한 공지(fair notice)가 없었다’인데, 둘 중 하나만 인정돼도 소송에서 이길 수 있다”면서도 “다만 ‘공정한 공지’로 승소할 경우 리플에는 호재지만 가상자산 증권성 판단에 대한 직접적인 답이 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한 정 센터장은 “이번 문서 공개는 넓게 보면 리플 소송과 상관없이 규제 당국으로서의 SEC의 능력에 흠집을 주는 증거라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이러한 SEC의 행동을 문제 삼는 (미국) 정치권 인사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문서 공개로 증권성 판단에 대한 SEC 내부 혼선이 확인된 만큼 개리 겐슬러 SEC 의장의 ‘명백한 법’에 대한 주장이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미 하원에서는 공화당을 중심으로 13일(현지시각) 겐슬러 의장의 해임을 촉구하는 ‘SEC 구조조정 법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